지나간날들/2010

우리 두렁이는..

그냥. . 2010. 1. 8. 19:40

 

작은아이를 데리고 마악 대문을 통과해

들어오는데 우리집 두렁이 반갑다고

팔짝 팔짝 뛰고 난리가 났다.

킁킁 거리며 주 특기인 유턴을 유감없이 보여주며

아는척 하자 한다.

'엄마 오늘은 날이 많이 안추운가봐.

두렁이가 나와 있네.'

'그러게나 말이다. 두렁이가 폴짝거리는것이

어제보다 덜 추운게 확실한가봐.'

비가오는날이나 눈발이 날리는 날..

날이 몹시 추운날이면

우리집 두렁이는

주인이 어슬렁 거리든 말든

못본척 고개를 돌려 애써 외면한다.

추워 귀찮은것이다.

그리고 젖어 있으면 누구 하나 머리 한번 쓰다듬어주지

않는다는걸 아는것이다.

요 며칠 한파가 계속되고...

낮이건 밤이고 집안에 들어 앉아 있다가

"두렁!" 하고 부르거나 밥이나 주러 가야 팔짝

뛰어나와 반긴다.

우리집 남자 기분 좋게 한잔 하고 들어오는 날이면

눈치만 살피고 앉았는 두렁이가 귀여워 죽겠다며

일부러 큰소리로 불러대 나오게 해서는

머리라도 한번 쓰다듬어 주면 좋다고 헬렐레..하곤..

그렇게 좋아하는 큰넘이 귀가하는 시간..

그 어둠속에 라이트 불빛이 정면으로 두렁이를

비추건 말건 고개를 삐딱 돌려 나올까 말까....망설이고만 있다.

'두렁아 잘자라. 춥지~' 하면

민망한 대답을 하듯 가만 처다만 볼뿐 뛰어 나오진 않는다.

울집 두렁이 하는 짓을 보면..

꼬옥 귀여운 어린아이 같아서 자꾸 웃음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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