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멍~

그냥. . 2010. 1. 13. 20:11

컴앞에 멍하니 앉아 있다가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뭔가 건질게 없나

찾아 보고 있는데 쉽지 않다.

채워지는건 없고 내놓기만 하니..

이렇게 하루종일 아무것도 안하고 만나는 사람도 없는 날은

앞도 뒤도 옆도 꽉 막혀

한글자도 쓰기 힘들다.

이런날 하루쯤 그냥 넘어가도 되는거 아니냐구?

맞어.

누가 뭐랄 사람 하나도 없는데

그냥 혼자 안달이 나서 스스로를 들들 뽂아.

해야 할 일을 못하고 있는것 처럼

마음이 편칠 않아.

우습지~

뭐 돈이 되는것도 지식이 되는것도 아닌데 말야.

어려서 공부를 이렇게 열심히 했더라면

아마 내 삶은 많이 달라졌을텐데 말야.

내 아들도 나중에 후회 하겠지.

머스마니까 더할지도 몰라.

학교 다닐때 공부 좀 할껄..하고..

아니 벌써 후회 하고 있을지도 몰라.

쪼그만한 단어장 하나 들고 다니긴 하더라고.

놀라운 변화지.

근데 있지..

슬며시 살펴봤더니 벌써 며칠짼데 진척이 별루 없어.

어제 눈이 펑펑 쏟아지는 야밤에

남편이랑 큰넘 집으로 데려 오는길..

'아들~ 성적표 왔더라. 봤냐?' 남편이 말했어.

'아니요.'

'봐라. 엄마가 책꽂이 위에 올려 놨어.'

'어'

'아빠가 뭐라고는 못하겠는데 이제 1학년은 끝났고

2학년 시작이니 좀 달라져야지 싶은데.. 어떠냐?'

'해야지요.'

'그래. 열심히 해봐. 아빠는 너 믿어. 그렇다고 부담 가지라는

말은 아니고..차근 차근 열심히 노력해 보면 좋겠다.'

'예'

.............

오늘 새벽

'한산이가 엇저녁에 왠일로 '해야지요' 하는데

얼마나 고맙던지..'

'그렇지. 좀 달라진거 같지?'

'어..성적이 나오든 안나오든 그건 별개의 문제고..

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긴거..그게 어딘가..싶다.'

'그려..가만히 지켜 봐 주게..'

 

마음 먹기가 그리도 힘들었을까...

앞으로도 수도없이 포기하고 싶어질지도 몰라.

그렇지만..

단 한번도 빈말이라도 아들 먼저

공부 해야지요..했던적 없었는데

지난번도 그렇고 엇저녁도 그렇게

마음 다 잡아 줬으면...

안된다고 쉽게 좌절하지 말았으면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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