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같은 듯 날마다 다른 날들을 살면서
문득 드는 생각이나 듣게 되는
마음으로 들어지는 글이나 공감가는 말,
인터넷 몇군데 기웃거리면서 뭔가 느낌이 오면 나는
잊지 않고 일기 써야지..마음부터 먹는다.
어떤 사람에게 새로운 감정을 느끼거나
맨날 뺀질거리기만 아들넘이 대견스럽게 느껴지거나
일상의 소소한 어떤 일들이라도 종종
이거 오늘 일기 써야지~ 한다.
오늘처럼 물통에 정수기 물 받아 뚜껑 닫다가
물뚜껑이 미끄러저 적어도 1.5L나 되는 물을 주방 바닥에
쏟아 붓는 어이없는 일을 만들고도 난..
왜이런디야..그래도 물병 안깨진게 어디여.
그리고 물이라 다행이지 뭐 김치통이나 다른거였으면
어쩔뻔 했어. 하면서 일기장에 쓰면 되겠다.
이렇게 저렇게 시작하면 어떨까를 먼저 생각한다.
툴툴거리며 물 닦아 내고는 걸래 들고 나오면서
식탁 모서리에 콕~ 정강이뼈를 찧어 아이구 소리가 절로 나서
주저 앉으면서도
난...이렇게 털털하고 조심성 없다고 일기를 써야지...생각한다.
멍 들었나..살펴보는게 먼전데..
멍이 들고 말고는 사실 별 관심도 없다.
그러곤 일기쓰는 일이 내 살아가는 동안 가장 큰 소임이라도 되는듯
그렇게 가끔은 부담으로 또 가끔은 즐거움으로
또 가끔은 아무것도 아닌걸로 다가온다.
일기 쓰는 시간이 자꾸 늦어져.
아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서 티비소리 때문에
집중이 안되서 그러는지..
자꾸 이렇게 늦어지다가 하루 하루 건너 뛰게 되는건 아닌지..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