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나는..

그냥. . 2010. 1. 14. 22:08

어젠 하루종일  육신이 편해서 그런지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자정을 넘었으니 오늘 새벽이라고 해야 맞겠다..싶다.

암튼..곤히 잠들어 있는 남편 방해 하지 않으려고

가능한 볼륨을 줄이고 티비 체널을 돌리는데..

영화 한장만이 눈에 들어왔다.

'추격자'

이미 이야기는 어느정도 진행된 상태였고..

볼까.. 말까...

좀 겁나는 내용이라는데...망설이다가 여기저기

채널을 더 돌려 봤지만 딱히 마음에 드는것이

없어 다시 그자리로 돌아왔다.

한번 보지 뭐.

보다 못보겠음 말고...

그렇게 해서  별 무리 없이 끝까지 다 봤다는...

티비 끄고 한참을 기억하고 싶지 않은 장면들이

환영처럼 남아 있어 잠들기가 쉽지 않았지만...

눈 동그랗게 뜨고 추격자를 다 봤다. 내가..

김여사가...살인마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를 본것이다.

아침에 눈떴는데 너무 신통 방통한거다. 스스로가..

나는...

공포 스릴러 액션 뭐 그런거 절대 싫어한다.

싫어하는 정도가 아니라 피한다.

어쩌다 가끔 남편이 보고 있으면 다른것 보자고

조르거나 안통하면 자리를 피해버릴 정도다.

어렸을적 학교에서 단체영화로

'나이트메어'라던가 '킬링필드' '터미네이터' 를

볼때면 난

두눈 꼬옥 감고 뒤 귀까지 막아 버리고 안듣고 안보고

안 느끼려고 무진 애를 썼다.

그럴땐 그냥..학교에 남아 있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13일의 금요일이라던가..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공포영화들을 왜 그렇게 영어 회화시간에 보여 주는지

난 늘 불만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기억속엔 그 영화들의 잔상이

여직까지 남아 있다.

그 잔상이 머릿속에 남아 있어서

늘 나를 괴롭혔으니까.

밤엔 화장실 가는것도, 하교길에 걸어야 하는 그 골목도...

그런 영화나 전설의고향 뭐 그런것들을 보고 난 다음은

말 그대로 물 먹는것도 조심했던것 같다. 화장실 조금 가려고..

요즘도 난 그런류의 영화나 드라마 안좋아 한다.

드라마에서도 그런 장면이 나오면 채널을 급하게 들려

그 장면이 지나갔을 때쯤 다시 돌려 보는

그런 부분에서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무너지고 없는

나라는걸 너무 잘 알기 때문에

추격자를 그것도 자정 넘어서 혼자 다아 보고 화장실까지

다녀와 잠이 들었다는것은

놀라운 변화인것이다.

맥주 한잔의 힘인가?

나이 한살 더 먹으니 겁이 없어진건가.

그것도 아님..볼륨을 너무 줄여 효과 음악이 빠진듯한

영화가 덜 공포스러웠던걸까.

알수 없지만..

암튼..

난 공포 영화를 제대로 봤다. 마흔 두살이나 먹어서.

 

'지나간날들 > 2010'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말..  (0) 2010.01.15
날마다  (0) 2010.01.15
주택이라 그런가..  (0) 2010.01.14
금방..  (0) 2010.01.14
멍~  (0) 2010.0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