뿔따구가 났다.
남자들은 다 그런가...
저녁은 순대국 사다가 집에서 먹자고 남편이
먼저 말을 꺼냈다.
속이 쓰리다나 어쩐다나....
그러구 10분도 안 있어 둘도 없는 술친구 전화가 왔다.
'....................술한잔 생각나면 동네 앞 삼겹살집으로 와.'
하면서 끝는다.
'뭔 술..순대국 사다가 집에서 먹는다며.'
' 내일 서울 올라가는데 어떻게 그냥 보내냐'
'내일 갔다가 모레 온다며.'
'모레 왔다가 또 올라가야 한다잖어.'
'그럼 또 모레도 한잔 하셔야겠네.'
'아니야. 오늘도 전화 올지 않을지 몰라. 내일 올라가려면
재수씨랑 저녁 먹겠지.'
'맨날 술이야. '
툴툴거렸다.
남편 폰벨이 울릴때마다 신경이 곤두서고...
한참을 기다리다가 안되겠는지 순대국 사러 가잖다.
'그럼 마트도 다녀올까?. 가다가 친구 전화오면 나 내려놓고 가버리려고?'
'뭐 니차타고 가는데.'
'그럼 전화 오면 자긴 내리고 나만 가라고 할려고 그러지.'
'전화 안온다니까 봐봐라...'
'막둥이가 순대국 먹고 싶다고 했었는데..'
그렇게 그 동네 앞 삼겹살집을 마아악 통과 하는데 그친구 전화가 왔다.
'나 여기 회관 앞.'
두번도 망설이지 않고 남편은 친구에게로 기울었다.
'술 안마신다며.'
'난 안마시면 되지. 사이다만 먹을께'
'말이 되는 소리를 해.'
툴툴거렸다. 마음이 상했다.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속이 아프다며 병원 가야겠다는 둥
술을 진짜로 끊어야겠다는 둥....그러더니
어찌보면 자기가 먼저 청해서 술자리를 만든게 아닌가.
물론...그 한잔이 그리워서 전화한 친구도 문제지만...
'그냥 돌아가.'
'순대국 사다가 너랑 막둥이랑 먹어.'
'그냥 가.'
퉁명스럽게 말했더니 우리집 남자도 어쩌지 못하고 차를 돌려
자긴 동네앞 방앗간(그 삼겹살집)에서 내리고..
난 집으로 돌아와 버렸다.
술 끊는다는 말을 말던지..
속아프다는 소리를 말던지..
일주일이 멀다하고 술 끊는다 하고
일주일에 두세번은 많던 적든 술이니...
'삐졌냐?'
묻는 남편에게 싸늘한 뒤통수를 내 보이며 쌩 하니
달려와 버렸다.
너무 했나...싶은 생각 들지만..
우리집 남자도 너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