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덜커덩

그냥. . 2010. 1. 25. 15:51

덜커덩거린다.

창문이..

오래된 집이여서 그런가..

겨울 바람에 잔뜩 긴장해서 그런가

유난 덜컹거리는거 같어.

내가 가장 두려웠던 계절은  봄이였어.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꽃도 피고 새싹도 돋아나고...

아지랭이도 아롱아롱 피어 오르고...

새들도 울어대는 그 봄이..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희망으로 불리우는 봄이

나는 왜 싫었는지...

가만 생각해 보니까...

바람 때문이였던것 같아.

유난 봄에는 바람이 많이 불었던것 같아.

감당할수 없을것 같은 바람이 불어오는

울퉁불통 좁디 좁은 논둑길을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떠밀려 달려가고 있는 내가..

나를 그렇게 만드는 바람이 싫었던건 아닌가...싶아.

아니 싫었다기 보다는 두려웠는지도 모르지.

어쩌면 그 어린시절에도 난..

불어대는 낯선 바람에 떠밀려 갈지도 모르는 무지의 세상이

희망이라기 보다는 두려움일꺼라는 생각이 앞서는

겁쟁이였던게지..

지금은..

봄은 두렵지 않아.

그런데 말야.

아직도 봄바람은....

그 무지막지하게 불어오는 바람은 싫어.

오히려..태풍이나 뭐 그런건 덜 두려운데

꽃향기를 몰고 돌아다니는 봄바람은..

좀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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