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한테 다녀왔다.
엄마 생신이 이틀앞으로 다가와서 내일쯤
남편이랑 함께 가려고 그랬는데
병문안 가야 할 곳이 있다고 그래서 오늘 급하게
나만 다녀왔다.
병원..
그것도 요양병원..
별천지에 사는 사람들의 그곳은 여느 병원 분위가와는
많이 달랐다.
마음이 참 착잡했다.
몸이든 마음이든 아프지 않고 건강하기만 한것도
얼마나 복인가...다시 한번 감사하고...
버스타고 가겠다고 고집 부리는 엄마를
집까지 모셔다 드리고
따듯한 방바닥에 엉덩이 붙히고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 좀
나누다가 그냥 왔다.
밥이라도 한그릇 사드리려고 맘 먹었었는데...
용돈만 쬐끔 드리고 왔다.
마을에 잔치가 있었단다.
아들들이 잘 두었다는 동네 할아버지 생신이라
마을 회관에서 점심을 거하게 먹었다는 엄마.
'엄마 부러웠겠네. 엄마도 낼 모레 생신인데
누구 하나 챙겨주는 사람도 없고.'
'명절이 코앞인데 뭘 따로 챙기고 말고 한다냐.'
'그게 어디 그래. 그 할아버지는 뭐 달라?'
'그분은 다르지 아들들이 몇이냐. '
아무렇지도 않게 말씀하시는데도 난..
쬐끔 죄송했다.
봉투 하나 내밀고 후다다닥 돌아서 가버리는 딸래미의
뒤통수가 그렇게 이뻐 보이지만은 않을지도 모르는데
울엄마는..
여직도 늘 내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