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엄마한테 다녀왔다.

그냥. . 2010. 1. 30. 18:31

엄마한테 다녀왔다.

엄마 생신이 이틀앞으로 다가와서 내일쯤

남편이랑 함께 가려고 그랬는데

병문안 가야 할 곳이 있다고 그래서 오늘 급하게

나만 다녀왔다.

병원..

그것도 요양병원..

별천지에 사는 사람들의 그곳은 여느 병원 분위가와는

많이 달랐다.

마음이 참 착잡했다.

몸이든 마음이든 아프지 않고 건강하기만 한것도

얼마나 복인가...다시 한번 감사하고...

버스타고 가겠다고 고집 부리는 엄마를

집까지 모셔다 드리고

따듯한 방바닥에 엉덩이 붙히고 앉아 이런 저런 이야기 좀

나누다가 그냥 왔다.

밥이라도 한그릇 사드리려고 맘 먹었었는데...

용돈만 쬐끔 드리고 왔다.

마을에 잔치가 있었단다.

아들들이 잘 두었다는 동네 할아버지 생신이라

마을 회관에서 점심을 거하게 먹었다는 엄마.

'엄마 부러웠겠네. 엄마도 낼 모레 생신인데

누구 하나 챙겨주는 사람도 없고.'

'명절이 코앞인데 뭘 따로 챙기고 말고 한다냐.'

'그게 어디 그래. 그 할아버지는 뭐 달라?'

'그분은 다르지 아들들이 몇이냐. '

아무렇지도 않게 말씀하시는데도 난..

쬐끔 죄송했다.

봉투 하나 내밀고 후다다닥 돌아서 가버리는 딸래미의

뒤통수가 그렇게 이뻐 보이지만은 않을지도 모르는데

울엄마는..

여직도 늘 내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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