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양말 때문에..

그냥. . 2010. 2. 16. 22:37

아침..

남편이 양말을 꺼내 신으려다가

'이게 뭐냐?' 하며 짝짝이 양말을 보여준다.

'몰라. 왜 게내들이 붙어 있지?'

'모르긴..'

'다른거 신어. 짝 찾아 놓을께'하고 말았는데

저녁에 학원 다녀온 작은넘..

'엄마 여봐~' 하며 두 발을 내민다.

거기엔 아침에 남편이 보여준 그 짝짝이 양말

짝짝이가 이뿌게도 신겨져 있었다.

'ㅎㅎㅎ 그러고 학원 갔냐?'

'어. '

'야 어떻게 짝짝이 양말 신고 학원에 갈수가 있냐.

아빠한테 가서 보여줘봐'

'왜?'

'그냥 가서 보여줘봐~ 그럼 알어.'

'아빠~ 여봐요..'

'자기 짝짝이 양말 아들넘이 신어 간 거였어. ㅎㅎㅎ'

삐져 나오는 웃음을 히죽거리니 우리집 남자.

'양말을 꼭 맞춰 신으라는 법 있냐. 요즘은 패션으로

일부러 저렇게 신는다고들 하드라.'

남편이 신으려다가만 짝짝이 양말을 흔들며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아빠도 발견한 짝짝이 양말을

아들넘이 고대로 신고 가다니..아이구우..'

'뭐 어때. 멋지구만 하구만~ 그차. 아들..'

하면서 우리집 남자 재밌어 죽는다.

 

한참을 신나게 웃었는데

글로는 그 신나고 즐거움이 표현되지 않는거 같아서

쫌 아쉽네.

 

'지나간날들 > 2010'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꺼진 거실에 우두커니...  (0) 2010.02.17
컴앞에 앉아서..  (0) 2010.02.17
햇살이 고았다.  (0) 2010.02.16
무관심에서 반복되는 ...  (0) 2010.02.15
명절 연휴가 시작되기 하루 전날..  (0) 2010.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