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꺼진 거실 컴앞에 우두커니 앉았는데
밤바람이 자꾸 창문을 두드린다.
밤내 눈이 온다 그러더니
눈보다 먼저 바람이 찾아든 모양이다.
창문까지 덜컹거리는 바람은 반갑지 않다.
특히 이렇게 야심한 밤에
누구 단잠 깨우고 싶어서 이렇게 버릇없이
덜컹거리는지..
심술궂은 아이 같은 바람에게 야단이라도 쳐서
조용히 하라고 하고 싶다.
얼마나 추울까 내 아들..
요즘 부쩍 많아진 학원 보강 때문에 오늘도 자정이
넘어서야 돌아올텐데..
그 귀가길이 쓸쓸할까봐 바람은 그새부터 서성이며
내 아들을 기다리고 있는가...싶다.
그만..돌아가라고 내 아들은 내가 챙기겠다고
말하면 돌아가 줄까?
식혜가 시원하다.
늘..티백으로 된 식혜가루를 사다가 식혜를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엄마가 준 엿기름을 걸러서 만들었더니
훨씬 잘 됬다.
티백으로 만들때는 여덟시간도 넘게 삭혀야 제대로 삭았는데
엿기름으로 하니까 그 반정도의 시간이면 충분히 삭는대다가
식혜물도 깨끗하고, 밥도 알맞게 잘 삭았다.
티백이 편하다 싶어 늘 썼었는데 편리해지는것이 곧
좋은것은 아닌것 같다.
왜 엄마가 엿기름 가루를 고집했는지도 깨달았다.
그동안도 뭐 식혜쯤이야 하고 생각 했었는데
이번에 엿기름 가루로 하고 나서 확실히 식혜 만드는데
자신감이 생겼다.
이젠..식혜 하나는 잘 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