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봄날 같았다.

그냥. . 2010. 2. 21. 22:15

봄날 같았다.

뽀송 뽀송 솜털을 뒤집어 쓴 새싹이

뽕긋 하고 튀어 나올것 같은 날..

햇살은 좋고..

손가락 한마디 만큼 열어 놓은 차창 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이 상쾌 했다.

 

멍청하니 티비 앞에 앉아 있다가 드라마에서

옷걸이에 옷 걸어 넣는거 보고 다림질을 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일요일 저녁이면 늘 하는 다림질을 오늘은

까맣게 잊고 있었던 것이다.

큰아이 교복 바지를 다리다가

남편 바지를 다리는데 참 짧아 보인다.

아니...아들 교복 바지가 참 많이 길구나 싶다.

언제 이렇게 컸을까.

세 남자의 바지를 똑같이 걸어 놓고 보면

남편 바지 길이가 가장 작고, 통은 가장 넓다.

우리집 남자 다른건 몰라도 키에서 만큼은 아이들에게

밀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

엄마 아빠 닮음 안되지 더 커야지.

 

우리집안 남자들은 대체적으로 몸이 좋은편이였다,

좋은편이라는것은 눈에 띄게끔 등치가 좋다는 것은 아니고

나이가 이제 대부분 40대를 넘어선 만큼 적당히

그 나이에 맞는 몸매들로 자연스럽게 흘러 가고 있는듯 했는데..

이번에 모였을때 보니까 모두가 하나같이 핸썸해졌다.

인격이라고 큰소리치던 배들도 어디로 이사 보냈는지 보이지 않고,

178에 90키로 가까운 몸무게를 자랑하던 작은집 서방님은

완전 연애인 몸이다.

막내 서방님은 어깨가 떡하니 벌어져서 멋있어 보인다.

막내 동서한테 틈만 나면 운동 안한다고 탁박 한다나 어쩐다나.

둘째 서방님~

자기는 운동도 안했는데 배가 없어졌다고....

그러고 보니 우리집안에 배 나온 사람은 우리집 남자밖에 없다고

한소리 했더니 빼야지~ 한다.

술도 안마시니 좀 빠지겠지..싶지만..

난 그냥 그대로도 좋다. 건강에만 나쁘지 않다면..

암튼~

내 남편을 제외한 우리집안 남자들에게 무슨 일이 생긴건지

놀라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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