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루 꺽정스러운 일은
신발이 젖은 줄 모르고 신었는데
양말속으로 차가운 물기가 스며들어 올때,
또 하나..
고무장갑 끼고 열심히 물일 하고 있는데
슬그머니 어디 틈새 있었는지 노크도 없이
물이란 넘이 들어와 악수 하자 할때.
젤루 꺽정 스럽다.
저녁을 먹고 열심히 퐁퐁 거품 만들어 가며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미끈한 비눗물이 손도 좀 씻어야지 않겠냐며
고무장갑 안에까지 찾아 들었다.
요즘 고무장갑은 약해 빠져서리
구멍도 잘난다.
어디 터졌나 물집어 넣어 보니
엄지와 검지사이에 바늘구멍만한 구멍이 메롱~하듯
물줄기를 품어내고 있다.
썩을~ ㅎ..
물기 닦아서 순간 접착제 살짝 발라 놨는데 얼마나
더 쓸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들넘 학원 데려다 주러 가면서
양말에 수면양말까지 겹쳐 신은터라
신발 신기는 불편할것 같아서 슬리퍼에 발을 쑤우욱
집어 넣었는데
차디찬 것이 어서와~ 하듯 내 불쌍한 발을 맞이 한다.
흐미~ 뭐여. 이게..
오후에 마당 잡초 뽑으면서 흙이 잔뜩 묻었길래
씻어 세워 놓았는데 겨울 슬리퍼라 물이 덜빠졌던 모양이다.
양말 두켤레가 슬쩍 젖었는데 왜 이렇게 꺽정스러운지~
양말 갈아 신을 시간은 없고 젖은채로 젖은 슬리퍼 신고
한 30분 아들 학원 데려다 주고 왔더니
발이 시리다고 엄살이다.
난..
시린거 보다
젖은 양말 신고 있다는 사실이 더 꺽정스러운데 말이다.
그래도
간만에 밤 하늘엔 별이 곱게도 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