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여행이란..
시작하기 전부터 뭔가 잔뜩 기대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새벽같이 내다본 창밖의 세상은
흐렸다. 잔뜩..
아니 흐리다는 말로는 부족했다.
금방이라도 차디찬 빗방울이 쏟아져 내릴것 같은 세상을
바람은 약올리듯 휘젖고 다니고 있었다.
세상에서 내가 가장 편하게 생각하고
나를 가장 잘 아는 우리집 남자와의 기차여행이라는 사실..
'자갸~ 기차 언제 타봤어?'
'모르겠는데..기억이 거의 없어. 지차 타고 움직일 일이 없잖어.'
'그치..나도 꽤 오랫만인거 같어서..넘 좋다.'
무궁화호..한산한 여수행 기차안에서
나를 위에 준비한 차창의 풍경들을 감상하며..
눈도 오고..비도 오는..
겨울과 봄을 넘나드는 여행이라는 느낌..
남쪽으로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매화도, 산수유도..개나리고..그리고 언뜻 스친 진달래 그림자도...
과수원에 이름을 정확히 알수 없는 꽃들도..
환호하며 나를 반긴다.
아니..내가 반겼다. 그들을..
전주하고는 또다른 봄을 느끼며..
이래서 사람은 여행을 해야 하는거라며 남편에게
아는척도 하고...
흐려서..
바람이 너무 많아서..
눈도 내리고 비도 내려서..은근 걱정 했는데
목적지가 가까워질수록 하늘은 개이고..
햇살이 까꿍~ 인사를 한다.
흐미...방가운거
안을수 있는 거리에 있었다면..꼬옥 안고 뽀뽀 찌인하게
해줬을텐데...
바람이 차서 춥긴 했지만..
우리집 남자 추워 추워 했지만..
난....안추워~ 하며 신이 났었다.
바다가 보이는 창이 넓은 오동도 식당에서 우럭 매운탕도 맛나게 먹고..
커피도 마시고...
작지만 멋스런 여수역도 구경하고......
내년에 다시 오자는 약속을 하며
집으로 컴백~ 했다.
즐거운 하루였다.
찍어온 사진을 정리하면서 느낀건..
난 아무래도 동백보다 바다를 더 많이 좋아하나 부다. 였다.
바다 사진이 찍기 편해 삭제한것이 적은 탓이기도 하겠지만..
'지나간날들 > 2010'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시집살이하고 (0) | 2010.03.19 |
---|---|
한밤중에 생긴 일.. (0) | 2010.03.19 |
낯선 도시와 만나는 방법.. (0) | 2010.03.18 |
봄과 겨울의.. (0) | 2010.03.17 |
억울하당 (0) | 2010.03.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