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시집살이하고 나이가 똑같은 냄비가 몇개 있다.
오래써서 그런가 자꾸 더 손이 가고 쓰게 되는..
새 물건이 좋기도 하지만 익숙한 것이 좋다는 말이
틀린말은 아닌것 같다.
찌개도 끓여먹고, 가끔 누릉지도 끓여먹고, 라면도 끓이기 편한
깊이가 낮고 바닥이 넓은 전골냄비..
냄비를 씻고 뚜껑을 씻는데 손잡이가 헐겁다.
꽈악 잠그려고..돌리고 돌리고 또 돌려도 헛돌고...
조심스럽게 돌리니 잠기는듯한 느낌..
조금만 더, 더, 더..하는데 피리릭 하고 풀려버린다.
손잡이 모양이 특이하지는 않은데 냄비 뚜껑에 구멍을 뚫어서
나사를 이용해 조여주는 방식이 아니라
손잡이가 흔들거리면 두번다시 쓸수 없다는 단점이 있는..
그래서 몇년전 세상을 등진 뚜껑 하나 덕분에 뚜껑 하나에 몸통은 둘..
그래서 힘이 들었나..
버거웠나..
어떻게 할수 없이 헛도는 손잡이를 조심스럽게 잠궈놓기는 했는데
언제 또 휘리릭 풀려버릴지 모르겠다.
냄비 인생 17년이면 이제 그래 많이 고생한줄은 아는데..
조금 더 버텨주면 좋겠는데 내 욕심인가...싶다.
자꾸 바꿀것만 생기고,...
돈 나오는 구멍은 정해져 있다.
뜬금없이 큰넘 학원비도 12만원이나 더 내어야 한다기에 괜한 큰넘한테
왜 그런다냐고 이해할수가 없다고 버럭 화를 냈지만..
학원에 전화해서 따져보려다가..
안다닐것도 아니고 눈치 뺀한 아들넘이 불편해 할까봐
속이 부글부글 끓지만 아뭇소리 안하고 보냈다.
무슨 보강을 얼마나 했다고 12만원이나 더 내라는건지..
또 이런 일 생기면 따져야지.
말한마디 못하고 하라는대로 하는 내가 바보 아닌가..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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