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갑자기 흐려졌다.
조금전까지 밝은 빛이 들어오던 창밖에는
어느새 저녁때쯤이나 찾아올법 한 어두운 그림자속에
세상이 내다 보인다.
앞집 옥상 빨래줄에서 흔들거리는 차광망의 심술인가..
바람은 불고..
오전 11시 55분 지금 보여지는 세상은 오후 7시쯔음..
아이들 모시러 학교 앞으로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러고 있다.
창가에 우두커니 서서
바람이 하자는대로 다 해주는 세상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출렁거리며 흔들리는 전깃줄에 고개를 하듯 앉아 있는 새 한마리가
견딜 수 없다는듯 파르리 날아가 버리고...
골목엔 사람 대신 흙먼지가 달음질 처 언제 쏟아질지 모르는
비를 대비한다.
꺽이고 말듯..꺾어 버리고 말겠다는 듯 아직 야윈 나뭇가지를
흔들어 대는 바람에선 독기마져 느껴진다.
누구네집에서 버려진 파란 비닐 봉투 하나 나비처럼 고고하게 날고 싶어하고..
오늘처럼 바람 많은 날엔 이렇게 날아야 하는거야. 가르쳐 주기라도 하듯
이름모를 새들이 바람과 상관없이 낮게 날기 시작했다.
비가 오긴 올 모양이야.
어디선가 주워 들은거 같어. 새가 낮게 날면 비가 내린다는...
조금전 보다 더 어두워진 창밖엔 바람의 놀이터이고..
창안에 나는 가만히..
심술꾸러기 바람의 장난을 응시한다.
바람...
황사..
그것을 잠재워줄 것은 비..
비가 올까?
심술날 바람을 야단칠만한 것은 햇살 아니면 빗물인데
비가 와줄까...싶다.
언제 쏟아질지 모르는 비와 바람 그리고 황사..
아이들 데리러 갈까..말까..망설이고 있다.
큰넘은 치과에 다녀와야 하고 작은넘은 미용실 다녀와야 하는디..
지들 알아서 오겠지..싶음서도..
심상찮은 창밖 풍경이 자꾸 신경 쓰인다.
'지나간날들 > 2010'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짜장, 짬뽕 탕수육 (0) | 2010.03.21 |
---|---|
햇살 상큼발날한 날.. (0) | 2010.03.21 |
바람이 많이 부네요~ (0) | 2010.03.19 |
내 시집살이하고 (0) | 2010.03.19 |
한밤중에 생긴 일.. (0) | 2010.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