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먹을수록 고집만 쎄지고 목소리만 커진다더니
내가 그렇지 않을까...심히 걱정이다.
태생부터 목소리가 크지 않은 사람이였다. 나는..
누군가 그랬다.
니 말을 들으려면 집중해서 들어야 할때가 종종 있다고..
그래서 어느날은 좀 신경 쓴다고 좀 크게 이야기하려고
노력해본적도 있지만..
난..
나였다.
얼마 가지 않았다.
그런데 아들 둘 키우면서 늘어난건..
나이라는 숫자와 얼굴에 주름과 기미..그리고 말..
거기다 하나 더 보태자면..
목소리가 가끔은 나조차도 소스라치게 놀랄만큼
접시 깨지는 소리를 낸다는 것이다.
늦은 저녁..어쩌다 가끔
이불속에 들어 누워 거실에 앉아서 빈둥거리는 아들넘들에게
문자를 보낸다.
'늦었다. 자라....'
ㅎ....귀차니즘의 늪에 빠진 까닭도 있고, 잠옷바람으로
이불속에서 나오기가 꺽정스러운 탓도 있고..
문자를 확인하면 아들넘들은 움직이기 시작한다.
늦게 온넘은 욕실로, 일찍와서 먼저 씻고 있었던 넘은 방으로..
그런데 가끔 예외일 때가 있다.
'늦었어. 주무시라고...'다시 문자를 보내도
여전히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들리고 티비 볼륨이 줄어드는걸
느낀다.
화가 난다..
저넘들이 지금 자도 내일 아침이면 피곤해서 비몽사몽이겠구만..
싶어 안달이 난다.
그러고도 한참...욕실로 들어가는 큰넘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안자냐~' 옆에서 자고 있는 남편을 의식하며 방문 밖에 있는
아이들에게 조심스럽게 잠자리에 들것을 권한다.
'.................' 대답이 없다. 못들은 척의 달인들...
벌떡 일어나 나오면서
'지금 몇신데 그러고 있냐. 자라고 했잖어.
잠을 그렇게 자서 피로가 풀리겠냐. 어쩌고 저쩌고....'
속사포처럼 쏘아대면 큰넘은 용수철처럼 튕겨서 일어나
욕실로 들어가 버리고..
작은넘은..
엄마 이것만 볼께. 하며 티비를 가르킨다.
박지성. 또는 이청용의 경기.
'안돼. 너무 늦잖어. 아냐 엄마. 5분정도면 끝나.'
안경 고쳐쓰고 티비 화면을 보니 타임 아웃이 얼마 남지 않았다.
'꼭 봐야겠냐?'
'어. 엄마. 어차피 이거 몇분 안남았잖어.'
벽에 걸려있는 시계를 올려다 보고, 아들넘 얼굴한번 처다보고..
욕실로 들어가 버렸던 큰넘 얼굴을 내밀며 씨익 웃는다.
'이것까지만이다.' 더 보래도 안볼꺼 알면서 괜한 소리를 한다.
한마디 던지고 방문 닫고 들어오면 잠귀 밝은 우리집 남자.
'무슨 여자가 목소리가 그렇게 크냐. 잠 다 깼잖어.' 하면서
곧바로 잠속으로 빠져든다.
나..
아이들 때문에
이성을 잃고 시도 때도 없이 접시 깨지는 소리 낼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