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다행이야~

그냥. . 2010. 3. 26. 22:00

늦은 저녁때 남편이랑 같이 들어오는 길..

잠깐 차 새워놓고 이런 저런 말씀을 나누시는데

골목 교회 목사님 사부님' 엔진 오일이 세는거 같은데요~

어..이거 얼른 카센타 가야겠는데요~' 하신다.' 하며

다가오신다.

화들짝 놀라 내려가 살펴보던 남편..서둘러 카센타로 향했다.

십년이 훌쩍 넘어서니 자꾸 여기저기 삐걱거리는지

병원 갈일이 많다.

처음 차 살때만 해도 그차를 타고 다니면 괜히 어깨가 으슥해질

정도로 기분 좋았었는데

듬직하니 꼭 남편을 닮았구나 싶어서 좋았었는데

남편의 애마 '무쇼'도 세월 앞에서는 어쩔수 없는 모양이다.

'견적이 6~70만원은 나올것 같다고..엔진오일이며 파워오일이 세서

어쩌고 저쩌고....'한다.

'돈벌어 차사야겠네.' 했더니

'1년에 돈백 들어간다 생각하고 더 타야지. 이차가 어떤찬데 바꾸냐.

이차 지금 내놓으면 글쎄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그걸 그렇고 안돼.

아버지가 사주신 차잖어.' 한다.

'그래. 그래도 오늘 고장난게 얼마나 다행이야. 내일 토요일이고,

모레 일요일이잖어.'

'어차피 오늘 내일사이에는 못고친데. 부품이 없어서.'

'그래도 그렇지. 어디 장거리 가다가 고장났으면 어쩔뻔 했어.

당신 일욜날 정읍 와야 하잖어. 정읍 오다가 중간에 그랬으면

어쩔뻔 했어. 오늘 고장난게 천만 다행이지.'

'그려. 그렇네. 거기까지는 생각 못했는데 진짜 다행이다. 그치.'

'그려. 얼마나 다행이야. 사람도 나이 들면 여기저기 고장나 돈 들어가는데

차라고 다르겠어. 그래도 나도 당신 차 참 좋아. 고쳐가면서

같이 나이들어가는 것도 괜찮을거 같어.'

'그래 그래야지. 앞으로 한 십년만 더 탈까?'

'뭐 가능 하다면..굿~이지 '

정말 정말 다행이다.

모레가 아버지 기일이여서 내일 내가 먼저 정읍에 가고,

볼일 보고 남편은 일욜날 와야 하는데 내려가는 중간에 고장났으면

어쩔뻔 했나...싶은게 오늘 고장난 차에게 감사라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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