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것은 결과물이 꼭 좋아야 할 이유는 없다.
그냥 그 일이 좋거나 그 사람이 좋거나
그러면 그 결과에 대한 보상이 있던 없던 상관도 없이
즐겁고 행복할수 있다는 사실...
물론 결과가 또 행운처럼 오로라 빛을 내며
다가온다면야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나는 지금 충분히 행복하고 기분 좋다.
mbc라디오 여성시대에서 '집'이라는 글제를 가지고
편지쑈를 한단다.
집!
집?
집..
그래..
참 흔하고 다양하고 가벼운..
그런만큼 많은 사람들의 무궁무진한 사연들을 가지고 있을
글제.
그래서였을꺼다.
처음엔..
나하고는 별 상관없는 주제 같다는 느낌..
그러다 문득..
내게도 집은 있고, 그 안에 사람도 있고..사연도 있고..
암튼 애먼 자신감이 불쑥 솟았다.
난..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 낼 능력도 없고,
이뿌게 포장할 능력도 없고
넘의 얘기를 내이야기 처럼 꾸며낼 능력도 없다.
그렇지만 한번 응모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막둥이넘이 자진해서 사가지고 온 우표를 붙혀서 또박 또박 주소 적어 남편에게 주었다.
자진해서 우체국으로 향하는 우리집 남자의 손에 들린 우표붙힌 편지봉투 하나가
그렇게 방송국으로 길을 떠났다.
ㅎ...
얼마만이여. 우표하고 눈 맞춘게..
우표값이 그새 340원이더라구.
우리집 남자랑 편지 주고 받을때는 70원인가...그랬던것 같은데
참..많이도 올랐어. 그만큼 세월이 많이 흘렀다는 이야기겠지.
암튼..보내고 나니 조금 더 손본껄..싶은 쬐끔의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자갸~ 나 1등 먹으면 뭐할까? 상금이 삼백만원에 벽걸이 티비 준다는디~'
'어....벽걸이 티비는 언니네 주고, 상금으로는 에어콘 사면 되겠네.
언니네 티비 바꿔주면 좋아할꺼 아냐~"
'2등하면 뭐하지? '
'그럼 에어콘 사.'
'그럴까? 자갸~ 3등하면 그거 아무데도 쓰지 말고 우리 여행 가자~'
'좋지이.'
'4등은 50만원 준데 그거면 뭐 할까?'
'ㅎㅎㅎ 4등..그것도 여행가지. 뭐. '
'ㅎㅎㅎ ㅎㅎㅎ 그러까.'
'5등은 20만원 상품권이래.'
'그것만이라도 되면 좋겠다. 20만원 받으면 그걸루도 여행하자.'
'그건 안돼. 아들넘들 운동화 하나씩 더 사줘야 해.'
'운동화는 왜?'
'걍....아들넘들 추억에 남으라고~'
ㅎㅎㅎ
호들갑에 방정이 방방을 탄다.
아이구~ 깨방정에 올것도 달아나겠다 하면서 걍 그냥 즐겁다.
나....
글쓰는게 좋고...
그 좋아하는 일로 도전해 볼수 있다는 그 사실 만으로도 행복하고..
우리집 남자 함께 방정 떨며 장단 맞춰주니 좋다.
그러면 된거지.
꼭 결과가 뭐가 있어야 행복한것은 아니다.
비는 오고..
날은 스산하지만..
난..오늘
우리집 남자의 철없는 마누라인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