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다....
'언제 친정 가니?'
'어............명절 다음날이나 가야지 않을까..싶은데. 왜?'
'아니...엄마 한번 뵙고 싶어서..'
그 친구는 무남독녀 외동딸인데 몇년전 혼자 계시던 엄마마져
떠나시고는 늘 엄마에 대한 그리움이 깊었던 모양이다.
친구 엄마인 내 엄마를 친구가 보고싶어 하는건 어쩌면
내가 짐작조차 할수 없는 본인 그리움에 대한 작은 보상심리 또는 배려같은거
아닐까...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
그렇게 친구 입장만 생각하면 좋은데 내 입장이라는게 또
그게 아니다.
명절 준비하느라 지칠데로 지친 엄마 입장을 생각 안 할수 없다.
친구 혼자도 아니고..그 신랑에 아이 셋까지..
아무리 딸래미 친구라 해도 부담스러운 손님임에 당연하다.
내가 있는것도 아니고..
오늘 오후 늦게 그친구 다시 전화가 왔다.
'엄마네 동네 이름이 생각이 안 난다고...'
그래서 동네 이름을 가르쳐 주며 엄마가 지금 시간이 어떠신지 통화 해보고
전화해 주기로 했다.
엄마는 외숙모 병문안 가려고 자신의 몸을 위해선 평생 불러본적이 없는
콜택시를 두 손주와 아들 며느리를 위해서 불러놓고 기다리고 있는중이라 해서..
한편 다행스럽다는 마음과 친구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친구에게 전화를 해서 사정 이야기를 하며 엄마 폰 번호를 가르쳐 줬다.
통화나 하고 가라고..
근데 조금전에 전화 해 보니 왔다 갔단다.
잠깐 보고가고 싶다고 그래서 택시 불러놓은 상태라 지금 나가야 하니
집에 와서 티비라도 보고 있으라 그러고 병문안 갔는데..
와서 티비 보고 있드라 해서 서둘러 왔다고...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아이가 한둘도 아니고 셋이나 되서 만원짜리 하나
못 쥐어준게 껄쩍지근 하다는 엄마..
고춧가루와 손수 만든 송편은 한뭉치 들려 보냈단다.
저녁 먹고 가라 했는데 약속 있다며 그냥 갔다고.....
엄마한테는 어쩌면 그닥 반가운 손님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섭하지 않게 친구의 외로움이나 그리움을 어느정도 달래주려 노력해 준데 대한
고마움과..또 미안함..
친구에게는....
그래...니가 얼마나 니 엄마가 보고 싶으면 네 엄마라도 보고 가려 거기까지
갔겠나....싶은 안쓰러움이 교차한다.
엄마...
외동딸인 친구에게 엄마는 아마도 내가 생각할수조차 없는
크나큰 존재였을지도 모른다.
엄마는 괜찮다 하는데 내 마음이 좀 그렇지만..
친구에게는 조금이라도 그 그리움 내려 놓을수 있었으면...싶은 마음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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