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둥근달이 둥실 떴다.

그냥. . 2010. 9. 23. 21:58

바람이 제법 쌀쌀해졌다.

생각없이 반팔입고 엄마네 갔다가

춥다춥다 하고 다니다가 엄마한테 걱정만 들었다.

하늘이 제법 높아졌다.

하얀 구름이 몽실몽실 꽃처럼 떠 있고..

하늘빛은 말 그대로 가을빛이다.

엄마는..

늘 삐쩍 마른 딸래미가 안쓰럽고

대식구 거둬 먹이느라 욕봤다며 꼼짝 못하게 하고

밥 한숟가락이라도 더 먹이려 하신다.

세상의 모든 엄마가 내 엄마 같겠지. 모든 자식에게..

연세도 있으시고..

나보다 더 피곤하면 피곤했지 덜하지는 않았을 텐데도

울엄마는 늘 내걱정이고.....

난 늘 울엄마의 걱정덩어리 못난 딸래미다.

넘 피곤해서....

화장기 없는 얼굴에 반팔 티셔츠에 청바지 대충 입고 갔는데

삐까뻔쩍하게 하고 온 둘째큰집 언니들 보고

마음이 많이 상하셨단다.

난...

아무렇지 않았는데..

옷이 없어서라기 보다는....

차려입기 귀찮고 피곤해서리 엄마네 후딱 간단하게 다녀와서

쉬고 싶단 생각밖에 없었는데......

내 생각이 짧았나부다.

우선...온세상에 먹을것이 풍성한 계절이니 좀 찌워야겠고..

그럼 옷 사입는것도 한결 편하겠고...

문제는....여전히 그넘의 살이다.

살과의 전쟁..

동서들은 보기좋게 나잇살이라는게 붙기 시작했드만..

난..뭔지...

억새풀을 너무 좋아해 그 모습을 닮아가고 싶은건지..

내 생각없는 행동에 엄마가 속상했고..

속상했다는 엄마말씀에 아...실수구나 깨달았다.

담부터는 엄마네 가면서는 있는 옷중에서 최고로 좋은 옷에

최고로 정성을 들여 꾸미고 가야지...싶다.

 

달님!

달니이이임~

저에게....

살을 주소서...

두둑해보이고 인심좋아보이고...

편안해 보일만큼

울엄마가 날 보면서

빙그레..웃을 수 있는

딱 그만큼의 살을...주소서...ㅎ..

'지나간날들 > 2010'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람이 참 좋은날이다.  (0) 2010.09.24
가을~  (0) 2010.09.23
내엄마와 내친구..  (0) 2010.09.22
구름너머로...  (0) 2010.09.22
비온다..  (0) 2010.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