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나의 오늘.

그냥. . 2010. 9. 29. 21:26

아침 ..

막둥이넘 학교 데려다주던 대문앞 차안에서..

'아들~ 밥값 들고 왔어?'

'아...안가져 왔다.'

'가져와~' 백밀러고 한심하다는 듯 아들넘을

노려보며 불퉁거렸다.

'아. 아녀. 오늘은 마이비카드로 빵하고 우유 사 먹을께.'

'가져 오라니까.'

주머니를 더듬거리던 아들넘 '있어. 있네 주머니에..' 한다.

한참을 가다가 다시 백밀러를 보며 물었다.

'진짜로 돈 있어?'

백밀러를 바라보며 아들넘이 고개를 끄덕인다.

점심때 너머 아이들 방청소를하려고 들어가니

책상위에 주머니속에 있다던 밥값이 널부러져 있다.

아들넘 학교 끝나는 시간 맞춰 가져다 주러 나갔다가 차가 너무 막혀

되돌아 왔다.

지 알아서 하겠지. 내가 넘 챙겨대서 아가 그모양인겨..

 

늦은 점심을 대충 먹고...

자연스럽게 컴을 켰는데 며칠전에 좋은생각에서 다운받아 깔아놓은 배경화면이

예술이다..

저 그림 내 블로그 배경화면에 올리면 좋겠다...싶어 그림 편집하고 어쩌고 저쩌고

해서 올렸는데 답답해 보인다.

역시 넓은 화면하고 윗부분 채우는 그림하고는 다르단 느낌..

그래 다시 원상복귀 시키고 일어서는데 뭔가 주방에서 타고 있다.

후다다닥 달려가보니

끓여놓아야지...남은 미역국에 가스 켜놓고..까먹었다....

아..아까운 소고기..

냄새 죽이고.......커피 타면서도 깨닫지 못했다는 사실에

한숨만 나오고..

건망증이 문제인지

한곳에 집중하면 다른건 다아 까먹어 버리는게 문제인지....ㅠ.ㅠ

 

 

어제, 그제 출퇴근을하더니 피곤했던지 내일 한시면 퇴소식이니

오늘은 자고 오겠다며 간단하게 세면도구랑 갈아입을 옷 챙겨 유성으로 출발한 우리집 남자.

창문열어놓고 솜이불 호청 쒸우며 추위를 걱정하고  있는데

차가 대문으로 쑤우욱 들어오는 불빛이 느껴진다.

버선발로 달려나가..ㅎ..

'오늘은 자고 내일 온다더니 왜 왔어?'

'하아 그러게 말이다. 그럴라고 그랬는데 낮에 쉬는시간에

같은방 쓰는  어르신과 형님이 방에가서 잠깐 눈이나 부치자 그래서 방에 올라갔거든

근데....내 코고는 소리에 깜짝 놀라 깼다는거 아니냐. 안그래도 아침에

그러시드라구,  어르신이 코를 골아서 어제도 그제도 잠을 잘 못잤다고..그래서 그냥 왔다.'

'그려..잘 했어. 잠깐을 자더라도 편하게 자야지. 집이 최고지~'

'긍게 말이다. 난 초저녁 잠도 많은디..코골면서 자 봐라 그 형님 안그래도 예민한디..

하이고..생각만 해도 불편해서 있을수가 있어야지..'

지금..

울집남자...

맘 편한지 아주아주 편안한 자세로 맘대로 코 골아가며 꿈나라 여행중이시다.

출퇴근...그 이유가 마눌이 좋아서도 못미더워서도 아니고..

코골이 때문이라는...ㅋ

 

'엄마~ 감기 걸렸어?'

'아니~ 아니여....어저께 쪼께 일을 했더니 피곤혀서 그려.'

'뭔일~ 적당히하고 말지..'

'얼갈이 배추 있잖냐. 너 김치 담아준거 그거 뽑고, 백자무시(그게 뭔지 잘 모르지만

엄마 말씀에 의하면 잎사귀가 연해서 무우김치 담기는 그만이라는 무씨 상표 이름같다.)

섞어서 김치 담고 파 뽑아 김치 담아서  며느리네랑 수원언니네랑...성남 삼춘네

택배로 보내고 났드니 기분은 좋은디 쪼께 피곤하고만'

'엄마는 무슨..김치를 그렇게나 많이 담았데여. 김치 담그는게 어디 보통 일이여~'

'괜찮여야. 있응게 담지 어디 사다가 담아 주겄냐. 무시 한개 사다가 깍두기 담아서

며느리네만 보냈당게. 뭔넘의 무시가 그렇게 비싸다냐.'

'긍게말여. 디게 비싸지~ 엄마는 암튼 고생을 사셔 햐~'

'정숙이네 엄마 불러서 같이 혔어. 혼자 담아서 박스 포장해서 택배 부치려니까

바쁘더랑게. 정숙이 엄마가 꼼꼼해서 택배박스는 잘 싼당게  같이하고 새 김치로 밥해 먹었어야'

'그려 엄마. 엄마가 힘들어서 그렇지 요즘처럼 배추값이 금값일때 엄마김치보다 더 좋은

선물이 어딧겄어. 욕봤네. 삼춘 많이 좋아하시지'

'미안해하지..그럴것도 없는디 삼춘은 왜 그렇게 미안해 하는지 모르것어야.

아들네랑 삼춘네는 오늘 들어갔다는디 언니는 아직 전화가 없어야~'

'삼춘보다 외숙모가 더 불편하시것네. 언니는 아직 퇴근 전인가 부지.. 엄마 욕봤어. 그래도 적당히 하셔요~'

울엄만 내가 봐도 참 대단한 사람이다.

난..

내 아들네도 그렇게 못할것 같은데

외삼촌까지 챙기시는거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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