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에 들어오면서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턱을 괴고 있는 버릇이 있구나...요즘 깨달았다.
꽤 오래전부터 비밀번호를 바꾸라는 메세지가 뜨는걸 무시하곤 하다가
바꿨는데 습관적으로 예전 비밀번호를 눌러놓고는
자판기 옆에 팔꿈치를 대고 턱을 괴고 앉아 있다가
비밀번호를 다시 확인하라는 메세지를 보면서 깨닫는다.
턱을 괴고 있구나...하고...
예전엔 턱괴고 앉아 있으면 엄마한테 혼나곤 했었는데...
아마..가난하게 산다고 그랬던것 같다. 턱괴는 버릇이 있으면...
내일이면..
아니 오늘이면 아들넘들 시험이 끝난다.
열심히 했으니까..열심히 하는거 내가 봤으니까..
결과는 다음 문제고..우선 끝났다는데 대한 홀가분함...
낼부터는 다만 며칠이라도 열두시 너머 안나가도 되겠다는 생각만으로도
홀가분하다.
아들넘들은 나보다 더 홀가분 하겠지.
울집 두렁이에게 애인이 생겼다.
듬직하고, 덩치도 좋은~녀석이다.
두렁이처럼 하얀...풍산은 아닌 진돗개처럼 보인다.
엇저녁 놀러와서는 가고 싶을때 언제든 가라고 대문 살짝 열어놓고
밤을 샜는데
아침에 나가 두렁이 옆에 사이좋게 있는걸 보니 얼마나 반갑던지..
울집 두렁이 새침떼기에 소심덩어리이긴 하지만 낯선 사람이나 낯선 동물들을
얌전히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일은 절대로 없는데
지금은 예외다.
아뭇소리도 안나서 간줄 알았는데 애인이랑 하룻밤을 꼬박 함께 새운 모양이다.
그런데도 먹는게 뭔지...
밥을 가져다 주니 으르렁 거리며 제 밥그릇은 사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다.
혹시 갈까봐..배가 고파서 가버릴까봐 다른 그릇에 남자친구의 사료도 듬뿍 담아주고...
다만 며칠만이라도 두렁이 옆에 있어주길 기대하며 나갔다가 들어왔는데
가버리고 없어서 어찌나 서운하던지..
두렁이도 나나 남편처럼 서운했겠지...
유난히 외로워보이고 쓸쓸한 가을여자처럼 보였다. 두렁이가..
안오나...또 안올까....고개 쭈우욱 내밀고 수도없이 대문밖을 살폈는데
밤이 깊도록 보이지 않더니
조금전 작은아이 데리고 들어오는데 언제 왔는지
두렁이 옆에 다정하게 붙어 서서 좋아라 꼬리 흔든다.
우리가 저한테 나쁜 감정이 아니라는걸 아는지....도망칠 마음이 없어 보인다.
오히려 두렁이가 더 폴짝거리며 호들갑을 떨뿐......
별빛도 없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10월의 길고 긴 오늘밤 두렁인 외롭지 않아도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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