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간만에..

그냥. . 2010. 11. 22. 21:47

간만에 저녁 밥상에 삼겹살이 올라왔다.

가능하면 아이들 모두 있는 토요일이나 일요일날 날받아서

구워 먹는데

그러다 보니 나는 상관 없는데 어머니가 허하다 하신다.

그래서 오늘은 넉넉한 양의 삼겹살이 저녁 밥상에 올라왔고,

큰넘만 빠진 자리에서 구수한 삼겹살을 구으며 먹기 시작했다.

삼겹살..하면 생각나는 거.

당근~ 소주 한잔..

그런데 우리집 남자 뭔 일인지 암소리 않는다.

든든히 드신 어머닌 방으로 들어가시고...

'소주 줄까?' 햇더니.

'아니..안먹는다니까~ 큰넘 수능 볼때까지는 줄여 볼라구.'

날마다 하는 말이지만 작심 삼일이래도 난 그걸루 투박하지는 않는다.

작심삼일이 열번이면 30일이고 백번이면 300일이 되는 거 아닌가.

'방에 들어갈라구?'

'아니이이.. 클날뻔 했네..' 하면서 들썩이건 엉덩이를 붙히고 않더니

내 손에 있는 집게를 달라 하더니 불판위에 고기들을 뒤집기 시작한다.

'내가 요즘 마눌 눈치를 얼마나 보고 사는지 모른다아..'

'눈치는 무슨..그런김에...막둥이 이따가 일곱시 반쯤 버스정류장까지만 태워다 주면 안되나?'

'그럴께'

'그러어엄....나 맥주한잔 마시면 안되나?'

'마셔 마셔..내가 애들 데려올께 마셔~' 한다.

ㅎ..

일곱시반 버스정류장은 막둥이넘이 학원 가기 위해서 걸어나가야 하는데

시골길이라 길은 어둡고, 차는 쌩쌩 달리고 해서 태워다 주는데

남편은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저 알아서 다녀야지~ 하는거다.

버릇 잘못 들이고 있다고..

그래서 눈치 봐가며 내가 태워다 주는데..ㅎ.

야호~

삼겹살 구워먹은 설거지 하다말고 나갔다 와야 하는일이 정말 꺽정스러웠는데

11시에 아이들까지 데리고 들어온다니

즐거울 수밖에.

 

지나온 하루를 가만히 돌아다 보면

잔잔한 즐거운 일이 참 많다.

세잎 크로버처럼..

나는 오늘도 어떤 즐겁고 행복한 일이 있었나....

두리번 거려 찾으며 행복해 한다.

남들이 보기엔 아무것도 아닌 일들이지만

행복하고 즐겁다~ 내가 느끼면 그만인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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