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혹시..

그냥. . 2010. 11. 22. 22:00

보름지난지가 이틀인데 오늘 달님이 꼭 보름에 뜨는 달님같다.

날이 차서 그런가.

너무 맑아서 그런가..

유난 차갑게 느껴진다.

밝은 달님 옆에는 별님들이 시들하고

시들한 별님 옆에는 잉크빛 하늘이 싸아 하다.

 

우리집 두렁이가 쬐끔..아주 쬐끔 이상하다.......

아니~

이상했으면 좋겠다고 온 가족이 바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4살이나 먹은  늦어도 한참 늦은~

우리집 남자의 말을 따르자면 사랑을 나눠 받기 싫어서 새끼를 낳지 않는다고..

그래서 별루 바라지도 않았다.

다만..

옆집에 강아지가 태어났다고 하면 부러워 부러워~ 하고 다녔을 뿐~

그러다..

혹시~ 싶게 만들던 우리집을 들락거리던 진돌이도 보이지 않고...

울 두렁이 원래도 소심덩어리에 예민하긴 하지만

쬐끔 더하는거 같다.

골목 밖에서 사람 소리만 나면

폴짝 폴짝 뛰면서 컹컹거리고...

오직 햇으면 담을 허물어 버리고 유리창을 달아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밖에 훤히 내다 보이도록~

택배차만 지나가도, 옆집 아저씨 차만 미끄러져 나가도

짖고 뛰고 난리 난리가 아니다.

살도 쬐끔 찐것 같고...

배도 살짝 나온거 같고~

아침에 우리가 나갈때는 집에서 나오지 않고 고개를 돌려 외면한다.

나오자니 춥고~  못본척 외면하는것이 미안하다는 표현이다.

그런데 요넘이 우리가 밖에 나갔다가 집에 들어왔는데도

집구석에서 나올 생각을 않하는거다.

여느때 같으면 골목을 돌아오는 차소리만 듣고도 벌써 알아채고 나와서

살랑살랑 꼬리 흔들며 언제 들어오나.. 들어 모면서 저 처다봐 주나 안주나...

확인부터 하는 넘인데

대문앞에 차 받혀두고 남편이랑 걸어 들어오는데도

울 두렁이...외면하고 못본척이다.

그래..뭐. 춥지~ 다가와서 머리 쓰다듬어 주는것도 아니지~

그럴수 있다고 생각해~

그래도 그건 아니지이..

'두렁~' 하고 불러도 못 들은척 하고~

'두렁~ 두렁! 두렁아아~' 세번이나 불렀더니 겨우 나와서는

꼬리 몇번 흔들더니 요상한 포즈로 앉았다.

ㅎ..

그냥 나 닮아서 추위가 유난 싫어서 그러는건지도 모르겠지만~

은근 기대하게 된다.

두렁이 꼬옥 닮은 2세가 혹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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