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0

유자차 줄까?

그냥. . 2010. 11. 23. 21:01

'유자차 줄까?'

'어.'

준결승 축구를 보고 있는 큰넘에게 속내를 감추고 물었다...

저넘이 이제 막 바톤 이어 받은 수험생 맞어? 싶을 만치 한가한..

기말고사가 2주도 남지 않았다는 큰넘은 늘 여유 있다.

잘하면서 여유 있음 누가 뭐라겠어.

엄마 입장에서 보기엔 맨발로 뛰어도 모자라게 생겼구만

아들넘은 타고난 성격인지 아님 공부에만 유독 욕심이 없는지

천하태평이다..

'공부 좀 하지..' 하고 싶었지만..

축구하는데 공부하랜다고 그게 되겠나..싶어 암말 안하고 있지만

답답하다..

저도 내 눈치가 좀 보이긴 하는지..

수다쟁이 진면목을 보여주지 않고 그냥 그저 조용히 말한마디도 안하고

티비에 시선 콕 쳐박고 있다.

춥다..커피한잔 마셔야지....하다가 아들넘을 깨닫고 유자차 줄까..하고

물었던 거다.

커피대신 유자차 만들어와서 손 녹여가며

아들넘에게 뻣히려는 어둠같은 잔소리를 꾹꾹 눌러 참고 있는 중이다.

'왜 그렇게 조용해?' 하고 물었더니

'그냥..그래야 할것 같아서..'

'왜?'

'그냥....G20 끝나고 나니...어쩌고 저쩌고.......' 어수선한 나라 분위기란다.

조용히 있는것이..

호로로로록..아들넘이 유자차 넘기는 소리가 들린다.

호오오오..꼴깍..나도 한모금 넘긴다.

어쨋건...

기말고사 시험보다 더 중요한것 처럼 큰넘이 집중하고 있으니

제발 이기기나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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