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1

어느 구름에 비가 들어 있는지..

그냥. . 2011. 1. 9. 23:22

우선 춥다는 말이 먼저 나온다.

따듯한 방에 앉았다가 나와서 그런지

보일러가 조금 덜 돌아가는 거실은 바깥 온도에 따라

가끔은 시베리아 벌판처럼 느껴진다.

발도 시리고...손도 시리고..

춥다...

 

꽤 늦은 시간이지만 커피한잔 마셔야지 싶어

물부터 올려놨다.

낮에는 시간이 없었고,

저녁에는 큰넘이 동영상 강의 듣는다고 컴을 끼고 앉아 있었고..

10시 넘어서는 우리집 남자랑 학원에까지 가서

작은넘 모셩오고..

그리고 반토막만 드라마를 보고 나니 열한시가 넘었네.

이럴땐 고물 컴퓨터라도 하나 더 있었으면..싶은 맘 있다.

사실..

주말이나 이렇지 평일에는 아무 상관 없는데 말이다.

 

아바타.....

나는 누군가의 아바타가 아닌가..싶을 때가 있다.

아니...

어느 구름에 비가 들어 있는지 모른다고 하지...

뭉개구름이 몽실몽실 이뿌게 떠 있던 하늘에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듯

언제든 비에 젖을 수 있고,

어디서든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 코가 깨질 수도 있다.

하늘이 맑다고 그 하늘에 비가 없다고 볼수 없고,

길이 평탄하다고 어디서 웅성이를 만날지 모르는 것이다...

오늘..

기억하고 싶지 않은 옛 일을 생각없이 입에 올린 남편에게

불쑥 화를 냈었다.

안그래도 실수했구나...싶은 눈친데 내가 화를 내니 무안해 하는 표정..

그러다가 안해도 되는 잔소리를 좀 했더니...

툭 받아 친다. 듣기 싫타고...ㅎ...

암것도 아닌 일인데 싸아하게 흐르는 이상한 공기..

그렇게 나는 집에서 청소기를 돌리고 남편은 볼일 보러 나갔었다.

별 생각없이 볼일보고 현관문을 들어서는 남편에게 한마디 했다.

대답이 없다. 표정이 굳었다.

내가 뭐 잘못했느냐고 물으니..아니란다. 그냥 말이 하기 싫타고.....

저어기 골짜기로 굴러떨어지는 돌맹이처럼 기분이 나빴지만..

뭐 그럴수도 있지. 내가 아무리 저사람 마누라라고 해도 맨날 이뿌고 맨날 좋을수는

없는거니까...맘을 다잡았지만 기분이 상했다.

다림질을 하는데

툭~ 건드린다.

나도 말하기 싫을 때 있으니 건드리지 말라고 했더니

그새 삐졌냐며......

이러쿵 저러쿵 몇마디에 아무 일도 없었던 것 처럼 풀어졌다.

다만..우리집 남자가 어느 시점에서 기분이 상했을 수도 있었겠구나..

짐작만 했을뿐 묻지는 않앗다.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됬지만.....

부부사이라는게..

참...

좋을때는 한없이 좋을 수 있지만..

아무것도 아닌 일로도 타인처럼 어색해질수 있는 사이라는게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정해야 한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참고 배려하고 인내하고 내버려 두는 것..

누구 한사람만의 것이 아니라..

두사람 모두가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할 멍애라는 것...

부부로 살아간다는 것..

부부로 백년해로 한다는 것...

인간승리 그 자체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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