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1

가만 보면..

그냥. . 2011. 6. 6. 22:04

가만 보면..

우리집 남자는 성격이 느긋하다.

뭐든 급한게 별루 없는 사람이다.

걷다가 갑자기 소낙비 쏟아지면 남들은 다아 뛰는데

우리집 남자는 걸었단다. 어차피 맞을텐데

왜 뛰냐고..시원하게 맞으면 되지..

난..아무리 비가 좋아도

갑자기 소낙비가 쏟아지만 우선 피할 곳 부터 찾아

뛸것이다.

비는 맞는  즐거움도 쏠쏠하겠지만

한발짝 떨어져서 보는 즐거움이 내겐 더 크기도 하고,

우선 젖은 상태...그 다음가지 생각해야 하는 걱정쟁이 이니까.

그렇다.

우리집 남자는 모든 일들 앞에 긍정적이다.

오늘 못하면 내일 하면 되지 뭐.

그러면서도 결단력은 또 있어서 안되는 일에 대한 포기는

무진장 빠르다.

어차피 이렇게 된거 어쩌겠어.

담부터 잘하면 되지....

좋게 말하면 한없이 긍정적인 성격이고,

그 긍정이 날마다 좋은것은 아니라는게 가끔 문제가 되기도 한다.

큰넘이 그런면에서는 아빠 성격을 닮은것 같다.

나는...

보면 은근 조용해서 뛰는 일 거의 없을것 같이 보이는데

아니다.

일부러 산책을 즐기는 일 아니면

늘 종종 거리며 뛰다시피 다닌다. 이건 내 천성은 아닌것 같다.

암튼 그렇다.

오늘 정해놓은 일은 어떻게든 끝내야 직성이 풀리고.

일은 쬐끔씩 쬐끔씩 나눠서 하는거 보다

할수 있는만큼 하고, 쉴때 또 푸욱 쉬고 싶어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가끔 종종 부딪힌다.

그치만 예전엔 그냥 남편 하자는 대로 많이 따라가는 편이였다.

한시간 더 하면 쉴 수 있는 시간도 그만큼 빨리 오겠지만

그런저런 일로 우리집 남자랑 투닥 거리면..

그 마음이 더 불편할것 같아서

가능하면 우리집 남자 하자는 대로 따라가는 편이였다..

일도...남편 성격대로...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내 목소리를 조금씩 내기 시작했다.

이것까지만 하면 안될까?

어차피..지금 집에 가야 시간이 어중간하잖어...라든가..

오전에 이거 하고, 오후에 이거하고..나눠서 하자는 남편의 의중이 보이면..

오전에 이거랑 저거랑 다 하고 오후에 쉬던지 다른 거 하면 안돼나고 ...

어쩌면 나를 보면 우리집 남자 방법이 맞다.

내 식으로 하다보면 금새 지쳐서 암것도 못하는 상황...

벌어지고 말테니까..

 

그럼에도 나는 요즘 종종 고집을 부린다.

우리집 남자 예전엔 불편한 기색을 내보이는 일이 많았는데

요즘은 그러지 뭐...할때가 많다.

이러다 우리집 남자가 탈나던지..

내가 탈이 나던지...

욕심이 과하면 없느니만 못하다 했는데...

걍....욕심 버리고 한동안은 우리집 남자 하자는대로

따라가야 할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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