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여섯시 이십분....
살금살금 다가가 주방을 들여다 보니
오늘도 어김없이
햇살이 먼저 찾아 들어 한자락 깔아놓고 버티고 있다....
꺽정스럽지만 어쩔 수 없다.
개수대 앞에 서서 저녁을 먹기 위한 일을 하기 시작하면..
먼저 들어와 있던 햇살이 맨 살을 들어내고 있는 왼쪽 팔과
왼쪽 다리로 모여든다.
바사삭 바삭...
낙엽 타들어가듯 내 살들이 타들어 가는 듯한 느낌...
햇빛 가리개를 쳐 놨음에도 불구하고 여름 햇살은 기울어져 가고
있음에도 그 위력이 대단하다.
콩나물을 삶고, 감자전을 부치고, 오이랑 부추를 무치고........
찌개 끓이고..하는 동안
시간은 일곱시가 너머서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햇살은 여전히 뜨겁고,
난 땀으로 목욕을한다.
식탁을 차리기 시작하면서 매섭게 나를 사랑하던 햇살 느낌이 좀 부드러운 느낌이기에
바라보니
옆집 지붕 밑으로 사라지면서 뭐 그리 아쉬운지 붉은 노을 열두자락 펼쳐 놓았다.
그시간은 일곱시 십오분.....
우리집 남자....바삐 들어오더니 문상 가야 한다고
옷 갈아 입고 나가고....
일곱시 반...어느정도 밥상이 다 차려지니 울 어머니 들어 오신다.
어머니 식사 챙겨 드리고....
저녁상 만들어 내느라 땀에 흠뻑 젖은 나는
입맛이 없다.....
아~
여름만이라도~
밥상 걱정에서 좀 벗어날수 없을까? 싶은 생각이
나만의 것은 아니지 않을까..싶다.
'지나간날들 > 2011'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도 제대로 된 것 먹고 싶다. (0) | 2011.08.08 |
---|---|
반달이 이뿌게 떴네~ (0) | 2011.08.05 |
첫새벽.. (0) | 2011.08.05 |
늦게 마신 커피 때문일까? (0) | 2011.08.05 |
저녁을 먹고~ (0) | 2011.08.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