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1

오후 여섯시 이십분..

그냥. . 2011. 8. 5. 20:52

오후 여섯시 이십분....

살금살금 다가가 주방을 들여다 보니

오늘도 어김없이

햇살이 먼저 찾아 들어 한자락 깔아놓고 버티고 있다....

꺽정스럽지만 어쩔 수 없다.

개수대 앞에 서서 저녁을 먹기 위한 일을 하기 시작하면..

먼저 들어와 있던 햇살이 맨 살을 들어내고 있는 왼쪽 팔과

왼쪽 다리로 모여든다.

바사삭 바삭...

낙엽 타들어가듯 내 살들이 타들어 가는 듯한 느낌...

햇빛 가리개를 쳐 놨음에도 불구하고 여름 햇살은 기울어져 가고

있음에도 그 위력이 대단하다.

콩나물을 삶고, 감자전을 부치고, 오이랑 부추를 무치고........

찌개 끓이고..하는 동안

시간은 일곱시가 너머서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햇살은 여전히 뜨겁고,

난 땀으로 목욕을한다.

식탁을 차리기 시작하면서 매섭게 나를 사랑하던 햇살 느낌이 좀  부드러운 느낌이기에

바라보니

옆집 지붕 밑으로 사라지면서 뭐 그리 아쉬운지 붉은 노을 열두자락 펼쳐 놓았다.

그시간은 일곱시 십오분.....

우리집 남자....바삐 들어오더니 문상 가야 한다고

옷 갈아 입고 나가고....

일곱시 반...어느정도 밥상이 다 차려지니 울 어머니 들어 오신다.

어머니 식사 챙겨 드리고....

저녁상 만들어 내느라 땀에 흠뻑 젖은 나는

입맛이 없다.....

 

아~

여름만이라도~

밥상 걱정에서 좀 벗어날수 없을까? 싶은 생각이

나만의 것은 아니지 않을까..싶다.

'지나간날들 > 2011'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도 제대로 된 것 먹고 싶다.  (0) 2011.08.08
반달이 이뿌게 떴네~  (0) 2011.08.05
첫새벽..  (0) 2011.08.05
늦게 마신 커피 때문일까?  (0) 2011.08.05
저녁을 먹고~  (0) 2011.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