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산소에 벌초하러 가는 길..
사람 마음이라는게..참.......
이맘때쯤 벌초하러 갈때마다 늘~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되집으며 이야기하고는 했었는데
지난 밤 설친 잠 때문인지
우리집 남자의 운전 솜씨가 너무 좋은 까닭인지
졸음이 하염없이 밀려 들었다.
맑음...이였으면 하면서도 너무 더우면 안되는데...
싶었다.
일은 해야겠기에 서둘럿음에도 불구하고
한낮...열두시 반 아버지 산소에 도착해서..
아버지의 외로움을 함께 나누기 위함이라는 핑계로
거침없이 서 있는 잡풀들을
위이잉 소리를 내며 우리집 남자가 예취기로 풀을 베어내면
저만치 떨어져서 나는 풀을 걷어내었다.
원망이 많으실까?
그러려니..하실까?
살아가는 사람들의 날들이 바쁘다는 핑계로 거기 그렇게 모셔두고
찾지도 않다가 명절 앞이라고 찾아간 사위와 딸이
반가우실까?
죄송한 맘이 들면서도..
나는 또 다음에도 이렇게 무슨 일 있을때만 아버지를
찾을 것 같다.
말끔해진 아버지의 자리를 바라보며 엄마한테 전화를 했다.
'어디냐~ 딸'
'엄마. 벌초 끝냈어.'
'어어? 그새? 전화하고 오지..'
'전화하고 오면 점심 준비하네 벌초하러 나오시네 할까봐서
그냥 왔어.'
'밥 먹어야지.'
'밥은 집에 가서 씻고 먹어야겠어. 고구마순 김치나 가지러 갈께.'
'그려라 그럼..아이고~ 사우가 욕봐서 어쩐다냐..'
'어. 쫌 욕봤어. 그럼 또 어때..'
엄마집 마당엔 초록의 콩잎이 무성하다.
텃밭엔 벌써 김장배추 심을 준비를 하시는 듯 했고..
맨발로 토방까지 나와 맞아주시는....
그럴 것까지 없는데 울엄마 사위한테 미안한 모양이다.
'어서 들어와. 욕봤지. 밥먹어야지..'
'아뇨. 어머니 집에 가서 먹을께요.'
'지금이 몇신디... 밥 새로 할 시간은 없고 아침밥 있는디
거기다 밥 먹고 가게나...'하시니
우리집 남자 좋단다.
오늘갈께....했었는데 전화 없어서 바쁜가..햇다고..
그래도 아침 일찍 올까..싶어서 토종닭 삶아 놨었다고~
엄마표 고구마순 김치랑, 깻잎김치, 묵은지 그리고 토종닭으로
배 든든히 채우고 한아름 싸 들고 집에 돌아왔다.
엄마는 늘 미안해 한다.
벌써.....우리집 남자가 벌초한지 몇년인데
이제 그만 그러려니 해도 좋으련만..
빗방울 몇개 떨어지더니.
전주로 돌아 오는 길
하늘이 맑게 개였다.
울아버지가...
아들 딸 더울까봐 날씨까지 살피신 거 아닌가..싶다.
춥단 생각...
김여사..변덕쟁이에 엄살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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