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1

성장통..

그냥. . 2011. 8. 27. 10:26

 

지난해 고입 연합고사. 엉망으로 봐서 기숙사 꿈도 안꿨다.

2학기때는 꼭 들어갈 꺼라고....

남녀공학인지라..

1학년 남학생이 들어갈 수 있는 기숙사 자리는 이런 저런 이유로

쉽지 않은 일이였는데

이번에 두넘 물갈이 하는데 지가 1순위라고 좋아했는데

미끄러졌었다.

'엄마. 내 성격 어때?'

늦은 밤  컴앞에 앉아서 시간 버리고 있는 내게

작은 아이가 물었다.

'왜?'

'아니..그냥...... 성격 때문에 친구한테 기숙사 자리에서 밀려 난것 같아서..'

'왜 그런 생각을 했어?'

'내가...일순위 였거든.. 청소시간에 선생님이 부르길래 당연 기숙사 입성하는구나

생각했는데....삼순위였던 소양친구가 됬어. 선생님 말씀으로는 시외에 살고

거리가 멀어서 그렇게 하셨다고 하드라구.'

'너도 시외인 거 선생님 모르시냐? 갸가 훨씬 더 멀기는 하잖어.'

'모르셨다고 하는데..그런 거 같지는 않아.'

'그럼 왜?'

'담임선생님이 도덕 선생님이시잖어. 심성에 대해서 엄청 중요하게 생각하거든.

근데 가만 보면 나보다는 친구가 그런 면 때문에 뽑힌거 아닌가..싶어서.

엄마. 내가 좀 주변을 살피는데는 부족하잖어. 그치?'

'어.......엄마가 보기에는  넌 할아버지 닮아서 고집도 좀 있고,

한번 생각하면 꼭 끝을 봐야 하기도 하고,

니 생각에 한번 그렇다 하면 다른 사람 말 잘 안듣고..........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그런 반면 형은 여러사람과 우호적으로 지내려고 노력하는 성향임에 비해서

너는 니가 좋아하는 사람과 잘 지내고 싶어하는 성향인거 같은데...

엄마가 보기엔 그렇단 이야기야. 니 학교생활의 모습을 엄만 잘 모르니까..'

'맞아. 학교에서도 나는 그렇거든..

1분 1초가 아까워. 그래서 다른데 솔직히 신경 쓸 여력도 없고...

수능 볼때까지만 그렇게 살려고 그랬는데...선생님이 그러시드라고.

좁게 보지말고 좀 넓고 멀리  보라고..'

'아들...물론....니기 이루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느정도는 앞만 보고 달려가야 할

어찌 보면 이기적일 필요 분명 있어.

여기 저기 둘러보고 신경쓰고...그러다 보면 아무래도 마음이 흐트러지는 일

생기기 마련이니까. 그치만..3년 그러고 그다음 부터는..이라는 건...쉽지 않아.

수능 끝날때까지 3년이란 기간은 절대로 짧은 시간이 아니거든 그렇게 살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그런 사람이 되어 버릴 수도 있거든...

엄마가 보기에도 넌 좀 넓고, 멀리 볼 필요는 있는 거 같어.'

'긍게..이번 일로 생각이 많아. 이번에 기숙사 들어간 친구는...

걔네 아빠 출근할때 함께 나온다드라고

학교 일찍 와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청소도 하고, 암튼..성실하고 솔선수범하는

아이인게 확실하거든. 내가 보기에도 그래..

그래서 내가 밀린거 맞는 거 같지.'

'그래서 속상해?'

'아니..속상하다기 보다는 나는 최선을 다해서 살아가고 있는데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 좀 혼란스러워.'

'아들아..세상에 단 하나뿐인 정답은 없어.

니가 사는 방법이 틀렸다고 말 할 수도 없고,

니 친구가 사는 방법이 백프로 옳다고 말 할수도 없는거야.

수많은 정답중에 하나의 니가 선택한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벙법으로 살아가고 있는 거 뿐이지.

그치만..이건 있어.

이런 상황..

이런 일..다시 또 생길 수도 있다는 이야기지.

아빠가 늘 걱정하는 것도, 엄마가 널 너무 챙기고 챙긴다고..

나중에 공부하고 너 스스로 밖에 모르는 사람이 되면 어쩔꺼냐는 걱정

가끔 하거든..그래서 아빠가 쫌 너한테 더 강하게 나가시는 거 있어.

1등도 중요하지만..좀 떨어지드라도 여러모로 타에 모범이 되는 사람이

선택 되는 경우 왕왕 있어.

그리고 사람은 절대로 누구든 혼자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없어.

어울어져 살아가야 하니까.

그 어울어짐 속에 모가 난 부분을 담당하는 사람보다

함께 잘 어울릴 수 있는 사람을 사람들은 좋아해.

너도 분명 아직 어리니까..이렇게 고민하고 생각하면서

괜찮은 어른으로 성장할꺼야.

넌 보여지는 부분 이면이 훨씬 더 부드럽고 따듯하고, 여린 마음과 감성을 가지고 있잖어.'

'긍게..내가 독하지는 않은 거 같은데..'

'그래..엄마가 그건 알지. 엄마 뿐 아니라 널 오래 가까이에서 두고 본 사람들은

다들 알 수 있얼꺼야.

아들~ 이번 일로 생각이 많구나.

그치만 너무 고민하지는 말아라. 넌 이미 니가 고민하는 부분에 대해서

정답을 찾았잖어. 거기에서 더 많이 고민하고 에너지 소비하지 마.

그거 알아!  생각이 많다고 해서 그 결정이 꼭 옳은것은 아니라는 거..

결론이 똑같은 생각이라면..그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고 사는것이

머리 싸매고 고민하는거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너의 인간적인 발전을 위해서 좋을꺼야.

사람은 생각하는대로 된다고 했어.

늘..긍정.. 잊지마.

어떤 상황에서도 긍정을 찾아내는 능력도 대단한 거거든.

넌 아직 어리고,

지금은 다만 한 인간으로써 성장하고 있는 과정에서 느끼는

성장통 같은거라고 생각해.

그 성장통..꼭 필요한거거든..

선생님께서 너에게 그런 조언을 해주신건 내에 대한 애정이 있기 때문이고..

또한..그렇게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너를 보고 본받고 싶다는 애들

분명 있얼꺼야.

사는건 그런거야. 좋을수도, 좀 안그럴 수도 있는 거...'

....................

............................

...............................................

 

길고 기인 이야기가 어느정도 정리되고..

아들은 좀 편안해진 얼굴로 방으로 들어가고...

난.......

한동안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내 아이가...

내 아들이......마음을 키워가기 위한 성장통을 경험하고 있구나..

싶은 안쓰러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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