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저냥..
빗방울 몇개 떨어지는구나..소리로 감지하고 있었는데
급 어둠이 찾아 들었다.
내 모습이 내 눈에도 흐릿해 보일만큼
어두워진 방에는 선풍기 바람만 분위기 파악 못하고 여전히 같은 속도 같은 느낌이다.
남쪽 베란다 창밖에 보이는 옻나뭇 잎사귀 사이로 보이는 하늘엔
서해바닷물 같은 구름이 뭉터기로 모여들고 있다.
얼마나 쏟아지기 위함인지..
북창으로 보이는 느티나무 숲엔
오후 여섯시라는 시간이 무색하리 만치 어둠속에 잠긴
나무들일 일찌감치 잠자리에 들자는듯
서로 소근 소근 쑥덕댄다.
비..
올까?
저라다 말까?
벌 한마리가..
베란다 그 넓은 방충망을 탐색하며 탈출구를 찾고 있다.
어찌 들어 왔을까?
벌이 들어올 만큼의 틈 어디 있었을까?
들어 왔음 나가는 길도 알아야 할텐데
아까부터 계속해서
날지도 않고
빠른 걸음으로 방충망만 운동장 돌듯 뱅글뱅글 돌고 있다.
나 사는게 그리도 궁금하더냐?
아님..
반년을 곱게도 피고 지는 호접란 그 향기의 유혹에
너머가 들어왔니?
그것도 아니면...
안개꽃보다 작은 엘레강스 하아얀 그 순수한 빗방울만한
꽃에 반해서 겁도 없이 들어왔니~
내가..
너를..
내보내 주고 싶지만...
니가..
내 마음을 오해하고
나를 적으로 생각할까 봐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구나.
거기 어디니?
니가 들어온 틈이 있는 곳이
어서 찾아 나가봐~
다시는
호접란이고~ 엘레강스의 유혹에도 너머가지 않도록
내가 그 틈을 완벽하게 없애줄께...
너...
나가고 싶지~
무섭게 어둠이 밀려오지만
저 넓은 세상으로~
나도 나가고 싶다~
십수년 집순이로 살아온 김여사의 등에
세월이 수고 했다고 작은 날개를 달아 주었는데
세상은 온통 낯설고 물설을까봐 겁내하고 있는 바보같은 나를
이끌고~
저 ~
넓은~
세상으로~
나가고 싶당....
사진 동호회 찾아 봤더니
전주에는 별루여...
내가 못 찾아서 그런가?
세상은 나더러 어서 나오라 손짓하는데
바보같이 겁많고 소심한 김여사는
멈칫 멈칫하다가 늙어 죽을게다...아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