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1

뙤약볕에 앉아서~

그냥. . 2011. 8. 31. 20:12

감나무 밑에 쭈그리고 앉아~

떨어져 뒹구는 감들을 주워 담았다.

흐미...아까운거.....

하나, 둘, 셋.....

셀수도 없이 많은 감들이 떨어졌다.

옛날엔 이것도 먹겠다고

단지에 물담아 담궈 놨다가

떫은 맛 빠지고 나면 하나라도 더 먹으려고

언니랑 티격태격 싸웠는데...

감꽃 목걸이~

그것도 참 많이 하고 다녔어.

이뿌게 목에 걸고 다니다가~

하나씩 따먹는 감꽃 맛도 좋았던것 같아.

감꽃 참 이뿐디~

올해는 감꽃이 언제쯤 피었다가 언제쯤 저버렸는지

그 기억도 없는듯 하다.

 

그렇게 많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감이 주렁주렁 열렸다.

봄에~ 약을 한번 했더니 그래서 그런가..

아님 이렇게 날마다 떨어져서

결국 손안에 들어오는 감은 또 몇개 안 되려나......

반팔~ 반바지 입고~

뙤약볕에 앉아 떨어진 감 주워내고~

풀 몇개 뽑았더니 모기란 나쁜 넘들이~

어찌나 물어대던지...

그렇다고 잠깐 서성 거리자고 긴팔 긴바지 갈아 입기도 귀찮고~

 

엇저녁..

제 1탄'

저녁을 먹고 우리집 남자 옆에 앉아 메니큐어를 발랐다.

손가락에는 투명색~

발톱에는 붉은색~

가만히 지켜보던 우리집 남자.

'뭐 하냐?'

''메니큐어 발라.'

'어디다!'

'발톱이랑 손톱에..'

'그거 하고 싶냐?'

'이뿌잖어.'

'누가 그러데 이뿌다고~'

'내가..' 못마땅한 우리집 남자 표정에 아랑곳 않고

발톱 두개에 붉은색 메니큐어를 발랐다.

 

제 2탄

'엄마, 발톱이 왜 그래? 멍졌어!' 막둥이 넘이 그런다.

'아니이~ 안 이뿌냐. 매니큐어 발랐는데'

'색깔이 뭐 그래?'

'뭐 어때 이눔아 이뿌기만 하구만~'

 

제 3탄~

'엄마! 발톱 뭐야?' 저녁에 과일을 먹으면서 큰넘이 눈을 똥그랗게 뜨고 묻는다.

'어. 이뿌지~ 간만에 엄마가 발톱에 화장 좀 했다. 어떠냐?'

'에이이...색이..쫌~'

'어때. 할꺼면 확실히 빨강색으로 해야 튀지~'

'아빠. 엄마 발톱 보셨어요?'

'어..꼭 다방에 다니는 마담 같다~ 하지 말라고 해도

하고 그런다. 발톱도 못~생겨가지고~'

'왜 내 발톱이 어때서?'

'엄마~ 차라리 봉숭아 물을 들여. 그게 훨씬 이뿌겠구만~'

'그려라 차라리 봉숭아 꽃물을 들여라.'

'이제 발랐으니까 이틀만 있다가 지우고 봉숭아 물 들일께~

안 이뿌냐. 아들~ 이뿌다고 해주라.'

'흐흐흐흐........'

 

이뿌다는 남자는 하나도~ 없공~~

아아아~ 서러워라~

그래서 딸랑구가 있어야 한당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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