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1

엄마와 올케

그냥. . 2011. 9. 13. 21:56

큰 걸음으로 성큼 성큼 다가왔던

가을이 멈칫..멈췄다.

긴팔에 긴바지~

난 가을 여자야~를 퐁퐁 풍기며

엄마네 갔다가

더워 죽는 줄 알았다.

 

엇저녁 기차 타고 서울로 올라간 올케랑 엄마가 통화를 한다.

'며느리냐..엇저녁에 올라 가니라고 욕봤자..'

'.......................'

'몇시나 떨어졌냐? 애기들은 가면서 안 울었냐?'

'................'

'그려 택시 탔어도 오래 걸렸쟈....................'

'................................................

.........................................................'

'어.'

'.........................................................'

'어어.'

'............................................................

....................'

'어어.............'

'.................................................................'

그려 오늘은 아문데도 가지 말고 집에서 푸욱 쉬어라.

욕봤다 몸살나면 어쩐다냐...'

'...................'

'그려 그려. 다음에 또 전화 하자..'

 

나와 어머니와의 대화는 늘 단조롭다.

꼭 해야 할 만들을 아주 간단한 어투로 말 한다.

뭔가 물으셔도 나는 간단 명료하다.

내 감정이나, 과한 표현을 더해서 말씀을 드리거나 하는 일이 거이 없다.

난..

그냥..

자동응답기 처럼 늘 그런데

엄마와 올케의 통화는 마치 딸과 엄마처럼 길고 정겹다.

가끔 엄마가 올케에게 잔소리도 하고

올케가 엄마의 마음에 안 들때도 있는 거 같지만

엄마가 올케랑 통화하는 것을 옆에서 엿들으면서..

어머니와 나의 대화가 얼마나 무미건조한지

물속처럼 들여다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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