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1

맑음..

그냥. . 2011. 10. 13. 16:30

 

 

어제 오후엔 금방이라도 빗물을 뿌릴 것처럼 흐리더니

오늘은 종일 맑음이다.

하아얀 안개가 아들넘 학교 데려다 주는 길 옆 강가를

이뿌게 감싸고 있더니만 이렇게 맑은날을 선물해 주는 모양이다.

우리집 감나무에도 가을이 익어간다.

잎사귀에선 푸른 빛이 빠지고 싱그러움이 날로 퇴색되어 가는 만큼

빨갛게 익어가는 감은 탐스럽다.

창가에서.

내방 창가에서 조용히 그렇지만 구석구석 시선을 꽂으며

투명하게 익어가는 감을 찾아 내어

깨금발 딛고 도움닫기 하듯 뛰어 오르며 손안에 잡을 수 있는 감은

많지 않아 더 맛나다.

더 높은곳에서

약이라도 올리는듯 먹음직스럽게 익어가는 감이 눈에 들어오면....

마당 한 구석에 햇살만 쉬어가는 20여년전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나 있을법한

나무 의자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

떨어지기 전에.....

투명하게 익어가는 감은 후딱 따 먹어야 하는 것이다.

이제 더 늦기전에 장대 하나 구해다가

잠자리체라도 묶어 두어야 유용하게 써 먹지 않을까...싶다.

 

 

 

 

종일

삐그덕 거리는 흔들의자에? 무릎담요를 덮고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서

티비에서 울면 나도 울고

티비에서 웃으면 나도 웃으면서

가끔..

바람결에 떨어지는 나뭇잎도 바라보고

베란다에 놀러와 속삭이는 햇살의 소리에도  소홀히 하지 않으려다 보니

뜨개질 하는 손가락과 눈과, 귀와 마음이 하루종일 바빴다.

엇저녁 뜨고 있는 목도리의 끝이 보이는 것 같아서

큰넘에게 둘러 보게 했더니.... 내 눈에도 많이 짧아 보인다 싶은데

'엄마~ 한~ 50cm는 더 떠야겠는데~' 하고

'아직 멀었네. 한 80cm는 더 떠야겠다~' 우리집 남자가 한마디 거들었다.

내 키보다~ 우리집 남자 키보다 훨씬 훨씬~ 더 긴데....

내가 둘러보니 딱 적당해서 조금만 더 뜨면 되겠다~ 했는데...

아직 한참이나 남았구나...싶은 생각과

수능날짜가 얼마 안남았는데...싶은 생각에 마음이 바빠진 것이다.

실이 얇아서리~ 한참이나 걸리는 것이다..

뭐, 따지고 보면 한달이나 남아서 뜨개질 하기엔 그닥 바쁠 일도 아닌데 말이다.

 

혼자서도

하루종일 잘 노는 김여사의 하루해가 또 얼마 남지 않은듯 하다.

내일은 비가 올라나.....

맑은 하늘 그 어디에도 비의 그림자는 보이지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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