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밥의 환골탈태 깜밥이라는 저넘을~
흐흐흐...
제게 무슨 깜밥이야~ 누릉지구만~
하시겠지만..
누릉지는 서울아들이 쓰는 말이고~
우리 촌것들은 저것을 깜밥이라 불렀당게요..
엄마가 가마솥에 밥을 박박 긁어 퍼내고 남은
저것을
커다란 쇠주걱으로 팍팍 긁어서 주는 날이면
세상에 저보다 더 맛난 간식은 없었당게요.
어찌나 꼬소하고 맛나던지...
밥이 쪼깨 모자라는 날엔
물 부어서 바글바글 끓여 내면~
호~~호 불어가며 먹던 누릉지~
아니~. 누릉지 말고 누른밥이라고 했당게요..
우리 엄마랑~ 우리는..
누른밥은 밥보다 더 고소하고 맛나서
서로 한숟가락이라도 더 먹으려고
땡깡 부리던 기억이 나는구만요.
제가~
요즘..
저~
깜밥 만드는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당게요..
우리 두렁이 있을적에는...
어느정도 찬밥이야 일부러라도 남겼었는데
그넘의 밥이 뭣이간디...식구가 늘거나 줄거나 하는것도 아니고만
그넘의 밥 양 하나 딱딱 못 맞춰서는 날이면 날마다 남아 도는게 찬밥이고 봉께~
깜밥 만들어 내는 일이 저녁밥 하는 일 만큼이나
일상이 되어 버렸당게요.
바짝 눌리면~
누릉지용으로 바삭바삭 부셔서 냉동실 행~
적당히 누르면 저녁 간식용으로다가 추억속의 그날이나 지금이나
그만이랑게요.
웃기는건~
저것이 저래뵈도 커다란 밥공기로 하나는 되는디~
밥 한공기 먹기는 영~ 버거운디
깜밥 저넘은 밥한공기 먹고 나서도 야곰야곰
뱃속으로 잘도 들어가다는 얘기랑게요~
울 아들넘도 무척이나 좋아하는디...
하도 많이 만들어대싸서리~
냉동실에 커다란 지퍼팩으로 바삭바삭 부셔 넣은게 네봉지나 된다는 사실~
내일부터는 밥 어중간하면 날이면 날마다
누릉지나 끓여 먹어야 할까 벼요.
눈이 포실 포실 이뿌게도 내려쌌는 아침,
누른밥 맛나불것지요~
별들이 춥다고 서로 어깨 부비며 껴앉고 위로하는 저녁이면~
누릉지 드시러 우리집 안 오실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