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2

비오는 밤

그냥. . 2012. 8. 12. 23:28

종일 소나기가 오락가락 하더니...

이 밤...

빗소리와 함께 천둥 번개가 조심스럽게 창가에 머무른다.

비......

참.......

애타게 하더니....

어제도, 오늘도 주변을 맴돌며 머무른다.

울엄마 목소리가 촉촉하니......기운이 묻어난다.

말라가던 고추나무에 꽃이 메달리기 시작했다고...

자연 참 신기하지...

엄마 목소리가 좋으니 나도 좋다.

오늘도 빗소리를 들으며 잠들수 있을 것 같다

 

저녁으로 두 아들넘이랑 삼겹살울 구워 먹는데...

미성년 아들은 음료수 먹으라고 사다줬는데 탄산 아니라고

물 먹는데고,

큰넘이랑 나는 캔맥주 하나씩 꺼내 놨는데....

큰넘이 아~ 글쎄..지 캔만 따서 홀짝이며 마시는게

은근 서운하드라구.

난 지들 먹이려고 고기 꿉느라 손이 바쁜디 말여

지꺼 따면서 내것도 따주면 얼마나 좋아....속으로 꽁알 거리면서

캔을 따는데 '아야얏~' 비명이 나도 모르게..

두 아들넘 깜짝 놀라고,

내 못난이 손톱 밑에서는 시뻘건...핏물에 베어 나온다...

'뭐여. 엄마 뭔 캔을 그렇게 따고 그랴...' 함서

미안했다는 듯 서둘러 내 캔을 따 주더라는..

흐...

손톱은 찌끔 아프지만......

손톱과 살 사이가 벌어져 쫌 쓰리긴 해도

내 캔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내가 따서 마시면 되는데

괜히 아들넘에게 꽁알 거리다가 그렇게 됬구나....싶은...마음..

그러고 보면 마음이라는 거 참 대단한 거 같어.

마음이 간절하면 기적도 부르잖어.

마음이 독하면 그어떤 독보다 나쁘기도 하고..

그러니 마음을 잘 써야 혀~

 

오후에 날은 덥고 해서 남편이랑 마트에 갔따.

계란하고, 티슈하고 이런 저런 몇가지만 사러 갔는데.....

이 여름 어디 피서도 못가고 집에 있는 아들넘들 생각에

이것 저것 집어넣다 보니 카트가 한 가득~

박스 포장을 했는데 커다란 박스로 두개나 된다.

가만히...

들여다 보니...

아들 위한다는 이유로...

나를 위하고 있더라구.

뭐..만들어 주고, 해주고, 과일 갈아 주스도 만들어 주면 좋은데

쉽게 먹을 수 있는 것,

그냥 마실 수 있는 것

애들이 좋아라 하는 것들 해주려고 몇가지...

가만보니 세상 참 편해졌구나...싶으면서도

이러니 엄마들이 게을러지지 싶기도 하고..

낭비가 따로 있나...싶기도 하고.......

그렇드라구.

그렇다고 내가 인슨턴트 식품만 먹이는 건 아니다.

어제는....닭 삶아 닭죽 끓여 줬고~

오늘은 삼겹살 구워주었고.....

엇그제는 오이소박이도 한~~통 담았고..

볶음밥 해주려고 재료도 사왔다는..

그렇다 해도....

돈만 있으면 여자들 참 살기 좋은 세상인 것 같기는 하다..

 

 

오늘..

나가수...

변진섭...완전 기대 만땅이였는데 진짜루......좋드라구.

박상민 노래도...완전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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