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2

난 왜이러고 있을까

그냥. . 2012. 11. 29. 22:31

열시 이십이분

옷도 안 갈아 입고

씻지도 않고

침대도 아닌 방바닥에 쪼그리고 앉아서

아홉시 반쯤 군산에서 시외버스 탔다는큰넘 기다리고 있다

버스타고 들어 온다는 거

춥다고

택시비 준다고 택시타고 오라 하고

기다리고 앉았다

우리집 남자가 이만큼 늦는 일도 거이 없지만

설령 늦는날 있어도 이렇게 불편한 자세로

기다리고 앉았지는 않는데

아들넘이 크긴 큰 모양이다

씻고 옷도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있다가 아들넘 오면

얼굴 내밀어도 되는데....

오히려 이렇게 편치않은 자세로 기다리다 아들넘 들어오면 금새 지쳐 퍼지는 거보다 훨 나을텐데

난 왜 이러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래

우선 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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