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창 밖으로 바람이 분다.
흐린 하늘에 몸을 담근 아직은 흐린계절이 더 잘 어울리는 듯한
나뭇가지...
그리고,
하늘을 가르고, 바람을 가르고...
니것 내 것을 가르는 듯 보이는 전깃 줄....
툭 투둑...
어디선가...
금방이라도 빗소리가 들려 올 것 같은데
비보다 더 무거운 젯빛 하늘은 여전히 그렇게 무겁게 흔들리고 있다.
거실...
창....
내다보이는 세상...
빗소리보다 먼저 들려오는 새들의 지저귐...
바람 소리..
참 좋다.
이 평화로움.이 나른함속에 스며든
커피향 같은...
비 냄새 같은 외로움....
멀리...
나뭇잎 만한 새들이 날아 다니다 전깃줄에 앉았다.
다시 날아간다.
나...
전깃줄에 앉은 바람을 가르던 새 처럼
잠시 쉼...
좋다.
이제 또 감당하는데 이골이 나 있으면서도
가끔은 두려운 바람을 맞서며 날아야 할 때
코앞이지만
잠시 쉼...
잠시 전깃줄에 앉아 쉬어 갈 수 있는 이 여유가 참 좋다.
시리다...
엉덩이가...
저리다...다리가..
아프다.......툭 튀어나온 눈치 없는 엉치뼈가....
춥다......흐린 세상을 내다 보는 마음이...
쉼 또한 준비가 필요했음을..
까맣게 잊고 있었던 탓에...
방석하나로 시린 엉덩이와 엉치 뼈를 달래고,
얇은 요 하나로 저린다리를 감싸고,
따듯한 커피 한잔으로 흐린세상을 내다보며 오슬 거리는
눈빛에 따스함을 건내야지..
혼자...
ㅎ...
이 얼마만의 자유인가.
가끔 나는 혼자가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