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3

흐린 날의 일기..

그냥. . 2013. 4. 25. 11:06

 

넓은 창 밖으로 바람이 분다.

흐린 하늘에 몸을 담근 아직은 흐린계절이 더 잘 어울리는 듯한

나뭇가지...

그리고,

하늘을 가르고, 바람을 가르고...

니것 내 것을 가르는 듯 보이는 전깃 줄....

툭 투둑...

어디선가...

금방이라도 빗소리가 들려 올 것 같은데

비보다 더 무거운 젯빛 하늘은 여전히 그렇게 무겁게 흔들리고 있다.

 

거실...

창....

내다보이는 세상...

빗소리보다 먼저  들려오는 새들의 지저귐...

바람 소리..

참 좋다.

이 평화로움.이 나른함속에 스며든

커피향 같은...

비 냄새 같은 외로움....

멀리...

나뭇잎 만한 새들이 날아 다니다 전깃줄에 앉았다.

다시 날아간다.

나...

전깃줄에 앉은 바람을 가르던 새 처럼

잠시 쉼...

좋다.

이제 또 감당하는데 이골이 나 있으면서도

가끔은 두려운 바람을 맞서며 날아야 할 때

코앞이지만

잠시 쉼...

잠시 전깃줄에 앉아 쉬어 갈 수 있는 이 여유가 참 좋다.

 

시리다...

엉덩이가...

저리다...다리가..

아프다.......툭 튀어나온 눈치 없는 엉치뼈가....

춥다......흐린 세상을 내다 보는 마음이...

쉼 또한 준비가 필요했음을..

까맣게 잊고 있었던 탓에...

방석하나로 시린 엉덩이와 엉치 뼈를 달래고,

얇은 요 하나로 저린다리를 감싸고,

따듯한 커피 한잔으로 흐린세상을 내다보며 오슬 거리는

눈빛에 따스함을 건내야지..

 

혼자...

ㅎ...

이 얼마만의 자유인가.

가끔 나는 혼자가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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