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3

어제 엄마집 가는 길....

그냥. . 2013. 11. 3. 21:34

어제 엄마집 가는 길...

길가에가로수가 계절이 깊었음을 만해준다.

모르고 살았다.

눈에 들어오는 가을을 느낄 여유가 없었다.

늘....밤에 움직이거나..

농산물시장에 가는 길은 가로수라고 할만한 것들이 없었으니까....

엄마....

청국장 해 놓았다고 가져다 먹으라 해서리....

간만에 쉬는 토욜이라 갔다.

몬당 하우스 안에서 콩타작 하고 있는..

한시가 가까이 되었는디......

늦은 점심을 혼자 주방에 쪼그리고 앉아 드시는데

내다보지 않았다.

엄마 밥상이 어떨지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에...

속상할까봐서리..

나랑 남편은 전기매트 위에 앉아 있는디....

엄마는 맨 방바닥에 앉았는디....

앉아계시는 그 모습마져도 왜 그리 추레해 보이던지...

늦가을 마른 풀대 같았다. 엄마가...

늘...큰나무같고,

큰 언덕 같던 울엄마가...

마른 풀대 같아 보인다.

구부정한 허리..

모자에 눌린...속은 허옇고, 겉은 불그스름한..

염색이 빠져나가기 시작한 머리칼......

속이 많이 상했다.

다아 내놓고 이야기 할 수는 없었지만..

내 엄마 허리는..

내 엄마 어깨는...

내엄마 무릎은..

내엄마 머리카락엔....

모진 세월의 흔적이 너무 많다.

가슴이 아프다....

 

난...

내아들의 전화를 오늘도 기다렸다.

군에 가 있는 아들넘..

오늘도 전화가 없었다.

엄마가 기다리는 거 알고 있었을텐데.

어쩌면...엄마랑 통화하면 더 마음 약해질까..싶어서

전화 안하는지도 모르겠다는 내 생각.

많이 바쁜가..

많이 추운가..

많이 힘든가..

걱정은 많지만 잘 해내리라 믿는다.

 

내아들 수능이 얼마 안 남았다.

컨디션 조절 잘 해서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 냈으면 하는 바램이다.

 

가을이 깊어간다.

내 마음에도 가을이 깊어간다.

가을....다음엔 또다른 뭔가가 기대하게 만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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