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립국악단 200회 정기연주회 보러 가는 길
저녁을 먹으러 순대국밥집에 들렀다.
그집은 늘 북적인다.
자리 찾아 두리번 거리다가 신발 벗고 들어가
앉아 먹는구석자리에 앉았다.
음식을 기다리는데
테이블에서 먹는 왠 낯선 남자가 처다본다...
아는사람인가...
시선 피해 바라보니 모르는 사람인데...
문득 문득 그 낯선 사람의 눈길을 느끼다
남편에게 물었다.
저기 저 사람 혹시 아는 사람이여? 했더니
아니란다.
난.....저 나이또래를 이곳에서 아는 사람이 없다.
남편을 알고, 그로 인해 나를 혹시 기억하는 사람 있으면 몰라도
남편이 모르는 사람이라는데......
왜 자꾸 바라보지?
자리가 그런가?
뭔가 좀 불편한 식사자리
눈 둘곳이 그저 우연히 내가 앉았던 그곳인가...싶었지.
그러다 문득..
20여년 전
연락이 두절 된..
하사관으로 임관 한 그아이 생각이 났다.
혹시??
쌍커플이 짙은 것 말고는 이미지고 뭐고 하나 닮은게 없는데..
글고...나이가 그아이는 나보다 서너살은 어린데
모르는 사람은 남편보다 훨씬 더 들어 보였다.
문득..
낯선 남자의 시선이
내 깊은 기억속의 그아이 생각을 불러 일으켰다.
어떻게 살고 있을까?
잘 살고 있겠지...
문득 궁금해지는 그아이를
언젠가 한번쯤은 만나보고 싶다.
벌써 임관한지 20년이 넘었으니
그 뒤로 어찌 되었는지도 궁금하고,
잘 살고 있겠지....
그아이가 궁금한 밤이다.
참. 참..
오늘 공연도 참말로 유익했다.
뭐라 표한할수는 없지만
웅장함?
또는....흥겨움..
내지는 신명남?
관악과 국악이 그리 잘 어울리는지도 첨 알았다.
사물교실 선생님 찾느라 눈동자가 바쁘긴 했지만
참말로 즐겁고 또 유익했다.
이런 공연이 이렇게 많은 줄 예전엔 미처 알지도 못하고 살았는데
가끔..
뜬금없이 집에서 벗어나고싶을 때
이렇게 훌쩍 털고 나와
공연속으로 빨려 들어 가 보는 것도 좋겠다...싶다.
일하느라 바쁜 일상..
낙엽 지는 줄도 모르고 살다가
모악당 옆 벤취의 낙엽이 참말고 가을이 깊어가는구나....
싶다.
낙엽보러 가고 싶다.
가을이 떠나가는 걸 마중하고 싶은데
시간이 될지 모르겠다.
나에게 시월은 참말로 바쁘고도 바쁜 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