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15

저녁에

그냥. . 2015. 10. 28. 22:25

전주시립국악단 200회 정기연주회 보러 가는 길

저녁을 먹으러 순대국밥집에 들렀다.

그집은 늘 북적인다.

자리 찾아 두리번 거리다가 신발 벗고 들어가

앉아 먹는구석자리에 앉았다.

음식을 기다리는데

테이블에서 먹는 왠 낯선 남자가 처다본다...

아는사람인가...

시선 피해 바라보니 모르는 사람인데...

문득 문득 그 낯선 사람의 눈길을 느끼다

남편에게 물었다.

저기 저 사람 혹시 아는 사람이여? 했더니

아니란다.

난.....저 나이또래를 이곳에서 아는 사람이 없다.

남편을 알고, 그로 인해 나를 혹시 기억하는 사람 있으면 몰라도

남편이 모르는 사람이라는데......

왜 자꾸 바라보지?

자리가 그런가?

뭔가 좀 불편한 식사자리

눈 둘곳이 그저 우연히 내가 앉았던 그곳인가...싶었지.

그러다 문득..

20여년 전

연락이 두절 된..

하사관으로 임관 한 그아이 생각이 났다.

혹시??

쌍커플이 짙은 것 말고는 이미지고 뭐고 하나 닮은게 없는데..

글고...나이가 그아이는 나보다 서너살은 어린데

모르는 사람은 남편보다 훨씬 더 들어 보였다.

문득..

낯선 남자의 시선이

내 깊은 기억속의 그아이 생각을 불러 일으켰다.

어떻게 살고 있을까?

잘 살고 있겠지...

문득 궁금해지는 그아이를

언젠가 한번쯤은 만나보고 싶다.

벌써 임관한지 20년이 넘었으니

그 뒤로 어찌 되었는지도 궁금하고,

잘 살고 있겠지....

그아이가 궁금한 밤이다.

참. 참..

오늘 공연도 참말로 유익했다.

뭐라 표한할수는 없지만

웅장함?

또는....흥겨움..

내지는 신명남?

관악과 국악이 그리 잘 어울리는지도 첨 알았다.

사물교실 선생님 찾느라 눈동자가 바쁘긴 했지만

참말로 즐겁고 또 유익했다.

이런 공연이 이렇게 많은 줄 예전엔 미처 알지도 못하고 살았는데

가끔..

뜬금없이 집에서 벗어나고싶을 때

이렇게 훌쩍 털고 나와

공연속으로 빨려 들어 가 보는 것도 좋겠다...싶다.

일하느라 바쁜 일상..

낙엽 지는 줄도 모르고 살다가

모악당 옆 벤취의 낙엽이 참말고 가을이 깊어가는구나....

싶다.

낙엽보러 가고 싶다.

가을이 떠나가는 걸 마중하고 싶은데

시간이 될지 모르겠다.

나에게 시월은 참말로 바쁘고도 바쁜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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