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0

어깨에

그냥. . 2020. 4. 14. 13:00

어깨에 산을 하나 짊어지고 있으면 이런 느낌일까....

가녀린 내 어깨가 한없이 한없이 불쌍해 보이는~~~ 허허허...

스스로의 애잔함이 넘쳐 흐르는 시간이다.

얼어 붙은 어깨에 따스한 봄 햇살을 가득 가득 덮어 주고 싶은

오후다.

보일러 기름이 한 이 주 전쯤 나갔다.

3월도 다 가고 4월이니...기름 값 더 떨어지면 넣지 뭐~ 하고 말았었다.

한두드럼 넣는 걸로 끝나는게 아니고~

우리집 보일러실 기름통은 여섯드럼이 들어가는 대용량~

한번에 배 채우려면 조금의 더 눈치 게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보일러가 돌아가지 않은 첫날은 견딜만 했다.

날도 그닥 춥지 않았고, 집안에 온기도 남아 있었으니까..

하루 이틀...날이 지날수록...

작은넘 우리집은 왜케 추워~을 달고 살았고,

큰넘은 엄마~ 발시려~ 했다.

난....

돌침대에 뜨끈하게 자면서도 수면 양말은 필수가 되었다.

그렇게 버티다 버티다..아니.....사실 시간이 나지 않았다..

벌써부터 채워야지 무슨 기름하고 눈치싸움이야~ 싶었지만

시간이 나지 않아 채우지 못했는데 어제 전화해서 채워달라 하니

오늘 오시겠단다. 뭐 며칠을 참았는데 하루 더 못 기다려 했는데

엇저녁은 더 추웠다.

기대심리가 채워지지 않은 까닭인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오늘..

한나절을 암것도 안하고 기름이 채워지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 감감 무소식이다....

두시간만 더 기다려보고 안오면 재촉해야지...

방바닥에 앉았는데 엉덩이가 시리다.

사람은 우선 배는 고파도 따듯하고 봐야 한다.

아니 나는 배고픈거보다 추운게 더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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