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0

순간의 섬뜩함..

그냥. . 2020. 4. 13. 22:30

석달만의 모임...

요즘 시국에 무슨 모임이냐고 그랬더니

회장을 맞고 계시는 분으롤 부터 연락이 왔단다.

몇 되지도 않는 회원들이 얼굴 잊어 버리겠다고 그런다고

간단하게 식사나 하자고~

스스로 약골이라고 생각하는 나는 아니 가고 싶으셨지만~대세에서

발을 뺄 명분을 찾지 못해 따라 갔다.

간만에 정말 간만에 보이는 남편 친구이자 내아들과 친구인 아들을 둔

언니를 만났다.

어찌나 반갑던지

시간이 맞지않아 부부동반 모임인데도 이 모임에서 이 언니를 보기는 쉽지 않은 

일이였다.

이러쿵 저러쿵 이야기를 하다가.....

"요즘 건강은 괜찮아?'

하길래.....

"내 좋아요. 남들은 갑상선암 수술하면 살찐다는데 저는 살도 안 찌내요~'

했더니

"암 수술?'

"아 모르셨구나....아시는 줄 알고 이야기 했는데...'

그 후로도 한참동안 언니의 사생활과 내 사생활에 대해서 이야기 하다 헤어졌다.

참 좋은...언니다.

성격도 비슷하고 체형도 비슷하고, 

관공서 갔더니 누구 누구씨가 남편이시죠~ 하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감히 우리는 분위기 마저 비슷하다.

자매 아니냐는 말을 들을 만큼..

그만큼...서로의 거리가 확실하다.

먼저 연락하는 일 없고,

먼저 다가서지도 않고..

그렇지만 만나면 누구보다 반갑고 즐겁고 좋고....

그런 ...남편과도 더없이 친한 남편 친구의 아내...

근데..온 동네 모임 사람들이 다 아는~ 알리고 싶지 않았던 내 사생활을...

언니가 몰랐다니....

우리집 남자에 대한 그 친구의 속내가 들여다 보이는 듯 섬뜩함이 지나갔다.

그랬구나.......

어느정도는 접어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었는지도 모르겠구나.

남편의 그동안의 행동들이 그분에게는 그런 인식을 심어 주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치만

설마

마누라 아픈 걸 가지고 과장해서 말 했으리라고......

우리집 남자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물론..그사람에 대한 기분 마음이 달라진 것은 아니지만...

섬뜩했다.

우리집 남자도...어느만큼은 책임이 있는 일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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