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하려고 했는데
오늘은 쉬면 어떻겠느냐고 그래서
못이기는 척 쉬어 가기로 했다.
점심 때가 다 되어 갈 무렵 투표를 하고
소양 송광사에 벗꽃길 드라이브를 갔다.
날리는 꽃잎이 함박눈인냥 예쁘다.
올해는 남편도 바쁘고, 차도 빼앗기고 해서
벗꽃구경은 큰넘이랑 족발사러 갔을 때 본
시내 아파트단지 그것이 전부인 줄 알았는데
꽃 좋아하는 마눌이 꽃도 못보고 지나 가는 거
같아 안타까웠는지
내 젤 좋아하는 흩날리는 꽃을 보개 해 주네.
만개 한 꽃도 이쁘지만 벗꽃은 날릴 때가 더 애잔하니
마음이 그렇드라고.
꽃구경도 하고~
오늘은 쉬지~ 했던 것이
오후에는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생겨서
눈과 감각으로 확인 할 수 있을 때까지 하다가
여덟시 조금 안 되어 돌아왔다.
무섭드라고, 어둠보다는 사람이..
늦으막히 들어와 출근해야하는 큰넘 밥 챙겨 주고,
설거지 해 놓고~
국수 데리고 동네 한바퀴~ 하고 저만치 골목을 꺾어져 들어오니
큰넘 차가 대문을 빠져 나가는 것이 보인다.
잠깐 앉아서 있다가 마른 빨래 정리하려고 베란다에 갔다가..
이를 어째...
출근하는 아들넘이 들고 가야 하는 옷이 거기 그냥 그렇게
걸려 있네.
서둘러 전화 했더니
'아차...엄마 나 옷 안 가져 왔지~' 한다.
내가 전화 하니 그때 사 깨달은 모양이다.
남편에게 같이 다녀오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더니 저녁 먹고 들어오면서
소주 두잔 마셨단다.
어쩔 수 없이 큰넘은 교대근무자에게 전화를 하고 되돌아 오고
나는 큰넘의 급한 운전이 두려워서
옷을 싸 들고 달리다 시피 아들 오는 방향으로 나갔다.
십분쯤 갔을까~ 아들넘이 전화가 와서 통화를 하고,
옷을 넘겨 주었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왔느냐는 아들에게
어차피 늦은 거 마음 급하게 먹지 말고 천천히 가라 했다.
운전은 급하게 하는 거 아니라고~
돌아 오는 길...
다리가 후둘 거린다.
가는데 십분 걸린 길이
돌아오는 데 십오분이 걸렸다.
흐........
정신 차려야지.
늘 종이백에 넣어서 쇼파에 올려 놓으면 가지고 갔었는데
오늘은 국수 산책 못 시킨 것만 생각하느라
아들 옷을 잊었다.
누가 진짜 아들인지~ 흐흐흐..
울 국수는 암것도 모르고 엄마만 좋아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