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0

간사한 마음

그냥. . 2020. 5. 17. 13:54

5월도 중순을 넘어서니 제법 햇살에서 여름 냄새가 난다.

움직임이 많아지면 답답하단 생각에 시원한 냉수가 생각난다.

어제 내린 비로 오늘은 꽃가루가 잠잠한 것 같아서

여기저기 문을 활짝활짝 열어 놨다.

바람만큼이나 반가운 새소리가 들린다.

텔레비전 소리가 더 크게 들리기는 하지만...

바쁘게 움직이는 엄마 따라 댕기느라 덩달아 바빴던 우리 국수는 

엄마가 노트북 앞에 앉는 걸 보고 안심이 된다는 듯 자리를 제대로 잡고 

엎드려 졸고 있다.

국수에게도 토요일 일요일이 제일 좋고 편안한 휴일이겠지.

나만큼이나 좋아하는 날들이다.

작은넘이 또 감기에 걸렸다.

괜찮을 줄 알고 지난번 어제 병원 다녀오라는 말을 하지 않았는데

다시 아프다.

왜 저렇게 반복적으로 아픈지..

기초 검사 한 번 해 봐야 할 것 같다.

20대 청춘이 참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

 

며칠 전..

어머니 생신으로 동서들하고 어머니 모시고 저녁을 먹고

여자 넷이서..

두 동서와 조카 딸이랑 그렇게 커피전문점에 가서 커피를 마셨다.

그 늦은 시간에 커피집은 참말로 오랜만이었다.

날마다 의싸의싸 즐겁게 지내는 것은 아니고,

두 동서 사이에서 나는 맏이라는 이유인지 뭔지 어느 만큼 의 거리는 더 있는 듯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 가끔은 좀 신경 쓰이고 어느 때는 또 편하기도 하고

그렇지만 어느 정도는 서로의 불편함도 당연히 감당하고 살아야 정도 더 돈독해진다는 것을

알지만.... 가까이하기엔 내가 부족한 것이 많은 모양이다.

커피 마시고,

둘째네가 잠깐 포장 음식을 가지려 들어 간 사이

길가 전봇대에 붙어 있는 임형주 콘서트 광고지를 보고

저거 보고 싶은데 쉽지 않아요~ 한다. 막내 동서가...

가격이 만만치 않지~ 내가 했다.

그렇긴 하지만 맘먹으면 저고 못 보고 살 정도는 아니에요. 평소에 어떻게 사는데...

한다.

하루도 허투루 살 것 같지 않은...

정말로 열심히 살아가는.. 그만큼 자기 애도 강하고, 주장도 강하고, 잘난 동서다.

그렇게 반짝이는 만큼 그늘도 따라 붙드라고, 

자의든 차의든 말이다.

그러고 말았는데

엊그제 혼자 일하는데 동서 그 콘서트 보고 잡다는 말이 생각났다.

내가... 티켓팅 해 줄까....

그때 힘든 일 있을 때 도와주지 못해 정말 많이 미안했는데...

보고 잡다는데... 참 좋아할 텐데...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 일하고 집에 가서 티켓팅 해 주자..... 싶었는데

그 마음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간사한 내 마음은... 나도 힘든 일 있을 때..... 있었잖아. 싶은 마음보다는...

두장은 사야 하는데 금액이.....

할부로 하면 뭐 못 할 것도 없겠지만 지출도 많은 5월이라는 생각에

동서 생각했던 마음은 언제 그랬냐는 듯 없어졌다.

입김으로 창문에 쓴 글씨처럼...

사람 맘 참 간사 하드라고...

아무리 내가 대책 없이 도와주자 했어도,

남편이 현실적으로 판단해서 그럴 수 없다는 이유를 말할 때 많이 미안하고

형 노릇 형수 노릇 못하는 거 같아 마음이 아팠지만..

그냥 정말 마음만 아팠던 모양이다.

그게 나인가 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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