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도 중순을 넘어서니 제법 햇살에서 여름 냄새가 난다.
움직임이 많아지면 답답하단 생각에 시원한 냉수가 생각난다.
어제 내린 비로 오늘은 꽃가루가 잠잠한 것 같아서
여기저기 문을 활짝활짝 열어 놨다.
바람만큼이나 반가운 새소리가 들린다.
텔레비전 소리가 더 크게 들리기는 하지만...
바쁘게 움직이는 엄마 따라 댕기느라 덩달아 바빴던 우리 국수는
엄마가 노트북 앞에 앉는 걸 보고 안심이 된다는 듯 자리를 제대로 잡고
엎드려 졸고 있다.
국수에게도 토요일 일요일이 제일 좋고 편안한 휴일이겠지.
나만큼이나 좋아하는 날들이다.
작은넘이 또 감기에 걸렸다.
괜찮을 줄 알고 지난번 어제 병원 다녀오라는 말을 하지 않았는데
다시 아프다.
왜 저렇게 반복적으로 아픈지..
기초 검사 한 번 해 봐야 할 것 같다.
20대 청춘이 참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
며칠 전..
어머니 생신으로 동서들하고 어머니 모시고 저녁을 먹고
여자 넷이서..
두 동서와 조카 딸이랑 그렇게 커피전문점에 가서 커피를 마셨다.
그 늦은 시간에 커피집은 참말로 오랜만이었다.
날마다 의싸의싸 즐겁게 지내는 것은 아니고,
두 동서 사이에서 나는 맏이라는 이유인지 뭔지 어느 만큼 의 거리는 더 있는 듯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 가끔은 좀 신경 쓰이고 어느 때는 또 편하기도 하고
그렇지만 어느 정도는 서로의 불편함도 당연히 감당하고 살아야 정도 더 돈독해진다는 것을
알지만.... 가까이하기엔 내가 부족한 것이 많은 모양이다.
커피 마시고,
둘째네가 잠깐 포장 음식을 가지려 들어 간 사이
길가 전봇대에 붙어 있는 임형주 콘서트 광고지를 보고
저거 보고 싶은데 쉽지 않아요~ 한다. 막내 동서가...
가격이 만만치 않지~ 내가 했다.
그렇긴 하지만 맘먹으면 저고 못 보고 살 정도는 아니에요. 평소에 어떻게 사는데...
한다.
하루도 허투루 살 것 같지 않은...
정말로 열심히 살아가는.. 그만큼 자기 애도 강하고, 주장도 강하고, 잘난 동서다.
그렇게 반짝이는 만큼 그늘도 따라 붙드라고,
자의든 차의든 말이다.
그러고 말았는데
엊그제 혼자 일하는데 동서 그 콘서트 보고 잡다는 말이 생각났다.
내가... 티켓팅 해 줄까....
그때 힘든 일 있을 때 도와주지 못해 정말 많이 미안했는데...
보고 잡다는데... 참 좋아할 텐데...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래 일하고 집에 가서 티켓팅 해 주자..... 싶었는데
그 마음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간사한 내 마음은... 나도 힘든 일 있을 때..... 있었잖아. 싶은 마음보다는...
두장은 사야 하는데 금액이.....
할부로 하면 뭐 못 할 것도 없겠지만 지출도 많은 5월이라는 생각에
동서 생각했던 마음은 언제 그랬냐는 듯 없어졌다.
입김으로 창문에 쓴 글씨처럼...
사람 맘 참 간사 하드라고...
아무리 내가 대책 없이 도와주자 했어도,
남편이 현실적으로 판단해서 그럴 수 없다는 이유를 말할 때 많이 미안하고
형 노릇 형수 노릇 못하는 거 같아 마음이 아팠지만..
그냥 정말 마음만 아팠던 모양이다.
그게 나인가 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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