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0

바다는 늘 좋다

그냥. . 2020. 11. 27. 22:09

어느 해였는지

어떤 계절이었는지

어느 바닷가였는지 

기억이 하나도 없다.

어쩜 이렇게 기억이 없는지 신기할 정도다.

제주도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풍경 안에는 시선이 머무를 수 있는 피사체가 있어야 하나 봐

누군가 저 안에 있었다면 저 바닷가에 대한 추억이 이렇게까지 없지는

않았을 텐데 싶다.

좀 더 석양이 짙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

노을이 짙은 바닷가를 담아 보고 싶다는 생각..

아니 그보다 더 걸어보고 싶다는 간절한 아쉬움이 있다.

아주 아주 오래전 고창 동호 해수욕장에서 봤던 그 깊은 노을을 잊을 수가 없다.

근데..

그때 찍은 사진들이 안 보여

사라져 버렸어.

하긴 그때가 언젠데 싶기는 하다.

노을을 보고 돌아오기에는 우리 집은 바다와 너무 멀고,

그렇다고 날 밤새고 오기엔 그 거리가 너무 아무것도 아니고

날 밤샐 이유를 우리 집 남자에게 설명할 뭐가 없다.

내가 좋아하는 바다와 노을..

잠시 떠나 있음이 못내 그리운 날이다.

 

오늘은 지인이 고구마를 주셔서 

쪄서 말랭이 만들고 있다.

국수 일용할 1년 간식을 만들어 냉동실에 저장할 건데 

성격 급한 우리 집 국수 고구마 먹고 잡다고 유난 떼를 많이 쓴다.

고구마 뚱뚱이 되게 생겼다.

그나저나

낼 따뜻 하고 햇살 반짝이면

미용시킬 건데 안쓰럽다.

그냥 두자니 너무 쉽게 지저분해지고, 자주 씻기다 보니

피부 건조증이 우려되는 상황이라 방법이 없다.

6mm로 밀고, 옷 입혀놔야지 어쩔 수 없어.

한동안 또 두더지처럼 이불속만 파고들겠구나...

불쌍한 녀석...

올기쌀에 뜨거운 둥굴레 차 한잔 마시고 있다.

사실 나는 생강차 보다 그냥 담백하고 구수한 둥굴레 차가 부담 없이 좋다.

생강 차는 약 느낌이 강해서 의무감으로 마시는 경우이지만

둥굴레차는 그냥 부담 없이 이 밤에도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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