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다니는 길
날마다 맞는 냄새
날마다 하는 영역 표시
뭐가 다른 건지 나는 전혀 알 수 없지만
국수는 날마다 신기하고
날마다 해야 할 일이 많은 산책 길이다.
나는 6,700에서 7,000보 정도 되는 4km 이상 되는 저 길이
걷는 일은 하루 일과 중에 하나다.
내겐 7,000보쯤 되겠지만
저 아이에게는 만 오천 보쯤 되지 않을까? 아니 그보다 더 되겠지.
그래서 그런지
저 아이 다리 근육은 말근육 부럽지 않다.
요즘 부쩍 많아진 물오리들이 한가로이 유영을 즐기고,
마른 억새가 바람에 살랑이는
가지만 앙상하게 남은 이팝나무가 즐비하게 서 있는 저 산책로..
그래..
이 동네에 사는 것도 그다지 나쁘진 않아.
아니 괜찮은 거 같아.
그냥..
내가 이 동네에 정을 붙이지 못할 뿐이지
살기는 괜찮은 거 같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든다.
조금 늦게 나오면 한산에서 좀 많이 으스스 하기는 하지만
노을은 또 얼마나 이쁜지 몰라.
그렇지만
노을 볼 일은 흔치 않다.
산책로가 한산해서 좋은 만큼
한산해서 노을이 내릴 때까지 기다리기에는
나는 너무 겁쟁이고,
추위도 너무 많이 탄다.
함께 산책할 동행이 있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