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0

산책

그냥. . 2020. 11. 29. 21:00

날마다 다니는 길

날마다 맞는 냄새

날마다 하는 영역 표시

뭐가 다른 건지 나는 전혀 알 수 없지만

국수는 날마다 신기하고

날마다 해야 할 일이 많은 산책 길이다.

나는 6,700에서 7,000보 정도 되는 4km 이상 되는 저 길이

걷는 일은 하루 일과 중에 하나다.

내겐 7,000보쯤 되겠지만 

저 아이에게는 만 오천 보쯤 되지 않을까? 아니 그보다 더 되겠지.

그래서 그런지

저 아이 다리 근육은 말근육 부럽지 않다.

요즘 부쩍 많아진 물오리들이 한가로이 유영을 즐기고,

마른 억새가 바람에 살랑이는 

가지만 앙상하게 남은 이팝나무가 즐비하게 서 있는 저 산책로..

그래..

이 동네에 사는 것도 그다지 나쁘진 않아.

아니 괜찮은 거 같아.

그냥..

내가 이 동네에 정을 붙이지 못할 뿐이지

살기는 괜찮은 거 같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든다.

조금 늦게 나오면 한산에서 좀 많이 으스스 하기는 하지만

노을은 또 얼마나 이쁜지 몰라.

그렇지만

노을 볼 일은 흔치 않다.

산책로가 한산해서 좋은 만큼

한산해서 노을이 내릴 때까지 기다리기에는

나는 너무 겁쟁이고,

추위도 너무 많이 탄다.

함께 산책할 동행이 있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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