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 주방에서 뭔가 하고 있을 때는
오늘은 이걸로 일기 쓰면 좋겠네 하면서 생각이 많았는데
지금은 머릿속이 텅 비어서 먼지만 뒹굴어 댕긴다.
뭐든지 하고 싶을 때 딱 그때 해야 하나 본데
어디 사람 사는 게 그런가.
주방 일 하다가 일기 쓰겠다고 앉아 있는다면
그것도 또 얼마나 우스운 일인가 싶다.
건조기... 세탁기...
언니네 세탁기와 건조기 이야기를 들은 다음
나도 건조기~ 하면서 몇 마디 했다.
물론 그 전에도 건조기 있으면 좋데. 수건도 보송보송하고...
하긴 했지만
직설로 나도 사줘! 하기는 이번이 처음..
사라~ 우리 여행 가려고 적금한 거 있잖아. 그걸로 사
코로나 때문에 한동안 여행 쉽지 않을 거 같은데 했었다
그러다 욕심에 욕심을 더해서
지금 세탁기는 따로 쓰고
세트로 사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
그렇게 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는데 화장실에 설치할
세탁기로 들어갈 물길을 만드는 것이 일..
물론 알아보고 수를 내면 못 낼 일도 아니겠지만
남편이 재촉하는데 나는 맹맹하다...
그렇게까지 급한가. 건조기가? 새 세탁기가? 싶어
서두름이나 기대가 물 들어간 물엿처럼 맹맹하다.
햇살도 좋고,
시간도 많고,
가족도 줄었고....
그래도 필요할까? 조금 더 내 마음을 들여다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