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1

쑥 전

그냥. . 2021. 3. 10. 21:25

오늘 저녁은 쑥으로 전을 부쳐 봤다.

맛나네.

쑥은 국이나 끓여먹고 떡이나 해 먹는 걸로 알았다.

왜 전으로 해 먹어 볼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았는지

살림이라는 것이 생각이라는 것이

거기서 거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은 별루 없고 습관처럼 움직이고 만들어 내기 때문이겠지.

살림 삼십년 가까이 살고 있지만

삼십 년을 하루같이 해 댔으니 이제 고수가 될 만도 한데

오래 한다고 모두다 고수가 되는 것은 아닌 게 확실해.

좋아하거나 

소질 많거나 성격이 깔끔하거나

늘 고민하거나 그럼 고수가되겠지만

나는..

그냥 습관처럼 밀고 닦고 자르고 버무리고 뚝딱 거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월은 무시 못할 것이라고

엄마가 주신 배추로 담은 김치나 물김치 그리고

장아찌도 나름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울 엄마 따라가기는 멀었지만 말이다.

그래도 다행이지.

앞걸음 뒷걸음 반복하는 듯하면서도 뒷걸음보다는 앞걸음이

어쩌다 한 번씩은 더 많은 거 같으니 말이다.

늘 같은 것 같지만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나은

나의 하루가 되었으면 싶다.

나이만큼 깊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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