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은 쑥으로 전을 부쳐 봤다.
맛나네.
쑥은 국이나 끓여먹고 떡이나 해 먹는 걸로 알았다.
왜 전으로 해 먹어 볼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았는지
살림이라는 것이 생각이라는 것이
거기서 거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은 별루 없고 습관처럼 움직이고 만들어 내기 때문이겠지.
살림 삼십년 가까이 살고 있지만
삼십 년을 하루같이 해 댔으니 이제 고수가 될 만도 한데
오래 한다고 모두다 고수가 되는 것은 아닌 게 확실해.
좋아하거나
소질 많거나 성격이 깔끔하거나
늘 고민하거나 그럼 고수가되겠지만
나는..
그냥 습관처럼 밀고 닦고 자르고 버무리고 뚝딱 거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월은 무시 못할 것이라고
엄마가 주신 배추로 담은 김치나 물김치 그리고
장아찌도 나름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울 엄마 따라가기는 멀었지만 말이다.
그래도 다행이지.
앞걸음 뒷걸음 반복하는 듯하면서도 뒷걸음보다는 앞걸음이
어쩌다 한 번씩은 더 많은 거 같으니 말이다.
늘 같은 것 같지만 어제보다 오늘이 오늘보다 내일이 나은
나의 하루가 되었으면 싶다.
나이만큼 깊어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