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1

가끔

그냥. . 2021. 9. 15. 11:48

가끔 전화해주는 친구가 있다.

낮에 전화가 와 일 하는 중에 받으려고 하면 끊어진다.

장갑 벗고, 속장갑 벗고, 휴대폰 들여다보는 시간에 일어나는

일이다.

그럼 나는 별 일 없구나 하고 다음에 전화하지 하고 일을 한다.

그렇게 오후 산책 시간에 가끔 전화를 한다.

바쁜 게 사는 척하며 살아가는 이유는......

흐흐흐..

그냥..

사실을 그때 그때 전화받아도 되는데 

통화가 너무 길어지고, 대부분이 친구의 하소연이기 때문에

가끔은 피하고 싶기도 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하소연이 늘어지거나 그렇지는 않지만 말이다.

이러쿵저러쿵...

어쩌다 통화해도 어제 본 사람처럼 

할 말이 많고 부담도 없고 좋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재수한 아들은 학교 잘 다니고 있고,

체대 간 아들은 휴학하고 반수 해서 원서 낸 상태라고...

그러면서 자꾸 내려놓게 된다면서 한참을 이야기했다.

그래 그래 그렇지..

1~2년 그거 지금은 정말 길어 보여도 인생을 통틀어 놓고 보면 아무것도 아니잖느냐고..

그러면서...

큰아이 공무원 된 이야기를 했다...

너무 축하한다고....

그래서 그랬다. 사실 작은아이 서울로 대학원 간 거 보다 큰아이 합격한 것이 더 좋다

했다니 잘했다고 축하한다고..

한참을 이야기하고 전하를 끊었는데

너무 내 자랑만 한 거 아닌가 하는... 미안함.....

한참을 미안했는데 친구 다시 전화했다. 진짜로 축하한다고...

흐흐흐..

나도 가끔 이렇게 화악 자랑하고 싶을 때가 있는 거야

그걸 알아준 친구가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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