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송이가 귀엽다.
왠지 만져도 아플 것 같지 않은...
그렇지만 아프겠지.
빽빽하게 가시를 세워 보호해야 할 만큼
맛난 밤을 품고 있으니
아무리 어려 보여도 매울 거야.
저 가시의 맛은..
오늘은 저녁이 늦었다.
다 저녁때...
꽃밭에 직파로 뿌려 놓은 꽃씨들에게 물을 주려고
뒷마당 호스에 분사기를 연결하는데 쉽지 않다.
내가 분명 앞마당에 연결했는데
왜 이리 안 되는 건지..
우리 집 남자에게 부탁했지만
비닐하우스 안 스프링클러 시설을 그렇게 많이 해봤음에도
안된단다.
뭐가 안 맞는다고...
안 맞는 건지.. 귀찮아하는 건지..
내 아귀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고...
어찌어찌 커넥터에 분사기를 결착만 해 놓고
남편에게 부탁했다.
내가 맞물려는 놓았는데 손아귀에 힘이 없어서 안되니
좀 조여 달라고...
다시 나간 남편..
몽끼를 이용해서 몇 번 돌려보더니 안 된다고.. 헛바퀴 돈다고...
안되는구나 싶었다.
하다 안 되면 내일 다시 주문해야지..
하고는..
밥 먹고 멍뭉이 산책 다녀와서 설거지하고 모판에 분무기로 물 주고 나서..
직파 해 놓은 꽃밭에 되는지 한 번 해 봤자 하고 수도꼭지를 열어 물은
분사하는데 우와~ 짱...
이음새로 새는 물 한 방울 없이 안개처럼 쏟아지는 물....
이렇게 잘 되는 거를...
안 된다고 풀어 내 버렸으면 어쩔 뻔했어...
남편에게 달려가서 물 한 방울도 안 새고 잘 돼야~ 했더니..
돌아가긴 돌아가는데 끝까지 안 잠기더라고 그래서 헛도는구나 했지..
흐흐흐...
손재주 없는 우리 집 남자와
요령만 있는 나의 합작..
이제 꽃밭이 가물어도 걱정 없다.
물조리개로 물 주느라 힘들었는데
이제는 수도꼭지만 열면 된다.
귀하게 싹을 틔운 몇몇 새싹들과 앞으로 올라 올...
기다림이 더 필요한 새싹들을 위해...
나는 오늘도 흙빛이 더 많은 꽃밭에 수도 없이 들락 거리며
마음을 쏟는다.
새싹 돋는 거 보면 참 신기 해....
저.. 하루살이 보다.. 깨알보다도 더 작은 새싹에
어떤 기적이 숨어 있을지 벌써부터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