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날들/2022(쉬운 나이)

귀여운 밤송이

그냥. . 2022. 8. 22. 22:53

밤송이가 귀엽다.

왠지 만져도 아플 것 같지 않은...

그렇지만 아프겠지.

빽빽하게 가시를 세워 보호해야 할 만큼

맛난 밤을 품고 있으니

아무리 어려 보여도 매울 거야.

저 가시의 맛은..

오늘은 저녁이 늦었다.

다 저녁때...

꽃밭에 직파로 뿌려 놓은 꽃씨들에게 물을 주려고 

뒷마당 호스에 분사기를 연결하는데 쉽지 않다.

내가 분명 앞마당에 연결했는데

왜 이리 안 되는 건지..

우리 집 남자에게 부탁했지만 

비닐하우스 안 스프링클러 시설을 그렇게 많이 해봤음에도

안된단다.

뭐가 안 맞는다고...

안 맞는 건지.. 귀찮아하는 건지..

내 아귀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고...

어찌어찌 커넥터에 분사기를 결착만 해 놓고

남편에게 부탁했다.

내가 맞물려는 놓았는데 손아귀에 힘이 없어서 안되니

좀 조여 달라고...

다시 나간 남편..

몽끼를 이용해서 몇 번 돌려보더니 안 된다고.. 헛바퀴 돈다고...

안되는구나 싶었다.

하다 안 되면 내일 다시 주문해야지..

하고는..

밥 먹고 멍뭉이 산책 다녀와서 설거지하고 모판에 분무기로 물 주고 나서..

직파 해 놓은 꽃밭에 되는지 한 번 해 봤자 하고 수도꼭지를 열어 물은 

분사하는데 우와~ 짱...

이음새로 새는 물 한 방울 없이 안개처럼 쏟아지는 물....

이렇게 잘 되는 거를...

안 된다고 풀어 내 버렸으면 어쩔 뻔했어...

남편에게 달려가서 물 한 방울도 안 새고 잘 돼야~ 했더니..

돌아가긴 돌아가는데 끝까지 안 잠기더라고 그래서 헛도는구나 했지..

흐흐흐...

손재주 없는 우리 집 남자와

요령만 있는 나의 합작..

이제 꽃밭이 가물어도 걱정 없다.

물조리개로 물 주느라 힘들었는데

이제는 수도꼭지만 열면 된다.

귀하게 싹을 틔운 몇몇 새싹들과 앞으로 올라 올...

기다림이 더 필요한 새싹들을 위해...

나는 오늘도 흙빛이 더 많은 꽃밭에 수도 없이 들락 거리며

마음을 쏟는다.

새싹 돋는 거 보면 참 신기 해....

저.. 하루살이 보다.. 깨알보다도 더 작은 새싹에

어떤 기적이 숨어 있을지 벌써부터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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